MBC ‘왔다! 장보리’ 악녀 연민정 열연…”칭찬, 너무 부끄러워”

“아쉬움이 많아요. 더 많이 보여줄 부분이 있었는데 그걸 다 보여드리지 못한 것 같아 아쉽습니다.”

이유리(34)는 지난 수개월 ‘국민 악녀’로 통했던 연민정에서 걸어나온 소감을 이렇게 말했다.

지난 12일 밤 화제 속에 종영한 MBC TV ‘왔다! 장보리’의 마지막을 책임졌던 연민정은 ‘악행의 무한도전’ 끝에 결국 모든 것을 잃었다. 드라마는 연민정이 3년 감방살이 후 고향인 장흥으로 낙향해 치매에 걸린 엄마와 함께 시골 장터에서 국밥집을 꾸려나가는 모습으로 마무리했다.

종영 다음날인 13일 전화로 만난 이유리는 “시청자는 그렇게 안보실 수도 있겠지만 나로서는 연민정이 안타까웠다. 보리도 불쌍하지만, 그렇게 악하게 해놓고는 결국 이렇게밖에 살 수 없는 연민정이 너무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연민정이 반성을 했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다 놓아버린 것 같다”며 “좀더 빨리 놓았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생각에 안타까울 따름”이라고 덧붙였다.

이유리는 드라마 막판 악녀의 발악을 보여주며 열연을 펼쳤다. 단순히 소리를 지르고 눈을 치켜뜨는 1차원적인 악역이 아니라, 성심을 다하는 것이 화면에 고스란히 드러나는 ‘명품 악녀 연기’로 매회 감탄을 자아냈다. 특히 임신한 기쁨에 기고만장해서 토스트를 우적우적 먹어치우고, 유산한 상실감을 숨긴 채 양푼 비빔밥을 씩씩하고도 맛있게 퍼먹은 ‘먹방’은 압권이었다.

그는 “시청자의 칭찬이 너무 부끄럽다”며 “작품을 잘 끝낼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토스트와 비빔밥 먹는 장면은 모두 전날 쫄쫄 굶은 채 촬영했어요. 그래서 정말 맛있게 먹을 수 있었죠.(웃음) 처음부터 깨작깨작 먹는 게 싫었고요. 근데 하도 씩씩하게 먹느라 이 사이에 음식이 끼어서 대사를 치는 데 좀 힘들었어요.(웃음)”

그는 다양한 일들이 벌어졌던 마지막 2회에 대해 “희한하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하다. 유쾌한 부분도 있었다. 작가님이 배려를 많이 해주셨다”고 말했다.

”연민정이 결혼반지를 되찾기 위해 불 속으로 손을 집어넣는 장면은 저도 놀랐어요. 촬영장에서 화상 분장을 한 손만 봐도 충격적이었는데 화면으로 봐도 그렇더라고요. 대본을 받고 놀라긴 했지만 작가님의 의도를 잘 살리고 싶었어요. 처음에는 아니었을지 몰라도 뒤로 가면서는 연민정이 재희를 사랑했다고 생각해요. 진심으로 사랑했으니까 결혼반지를 다시 찾고 싶었던거죠. 그 장면을 포함해 경합에서 지고, 강물로 걸어들어가는 이야기가 펼쳐지는 51회에서 연민정이 정말로 불쌍했어요. 방송을 보면서 펑펑 울었어요. 눈물이 너무 많이 나더라고요. 나쁜 일을 그렇게 많이 했는데도 결과가 그렇게밖에 안된 거잖아요. 마지막에는 엄마가 아예 연민정을 잊어버린 게 너무 마음이 아팠고요.”

기억에 남는 장면으로 불 속으로 손을 집어넣으며 독백하는 장면, 문지상과 폐공장에서 격하게 싸우던 장면, 임신해서 웃었다가 유산해서 우는 연기를 오갔던 것들이 특히 기억에 남는다고 꼽은 이유리는 “하지만 워낙 생소하고 신기한 장면이 많았기 때문에 한 장면 한 장면 다 너무나 소중하다”고 말했다.

마지막회에서는 1인2역도 했다. 눈 옆에 점 하나 찍고 나와 연민정과는 전혀 다른 사랑스럽고 착한 유치원 교사 민소희를 연기한 것.

”연민정이 아닌듯 최대한 밝게 하려고 노력했어요.(웃음) 재미있었어요. 그건 비단이를 위한 장면이었어요. 현실에서는 비단이가 친엄마, 친아빠와 그렇게 행복할 수 없잖아요. 문지상이 연민정과 행복할 수도 없고요. 그래서 연민정의 얼굴을 한 전혀 다른 인물을 내세워 비단이와 세 식구가 잠시라도 행복한 시간을 갖는 판타지 같은 장면이었죠. 어쩌면 비단이의 환상이었을지도 모르고요.”

드라마가 화제가 되자 얼마전 법무부에서는 연민정의 죄목을 분석해 최대 징역 13년형에 처할 수 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그는 “절대 연민정을 따라하는 분이 없기를 바란다”며 웃었다.

열정을 다했던 드라마가 끝나 좀 숨을 돌릴 줄 알았지만 이유리는 촬영이 끝남과 동시에 연일 운동에 매진하고 있다. 이날도 오전 6시 집을 나와 3시간여 운동을 한 뒤라고 했다.

”갑자기 긴장이 풀어지면 몸이 아플 것 같아 운동을 하고 있어요. 또 시간 있을 때 여러가지를 배워놓으면 써먹을 데가 있지 않을까 싶어서 검술을 배우고 있고요. 계속해서 뭔가 새로운 것을 배우고 싶은 욕심이 있어요.”

이유리는 “이번 드라마 연기자들과 추억이 너무 많다. 다들 너무 호흡이 잘 맞았고 친해서 드라마가 끝난 게 정말 아쉽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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