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3일 ‘다문화 고부 열전’

전북 장수에 살고 있는 베트남 며느리 딘티신과 시어머니 최순주 여사. 최순주 여사는 젊은 시절 미용기술에 한복·양장 바느질까지 안 배운 기술이 없을 정도로 손재주가 뛰어나고, 장수에서 최초로 오이·고추 등 특수 작물을 시작한 ‘잘나가는’ 농사꾼이다. 모든 건 하루아침에 배워지는 게 아니라 시간이 필요하다는 게 최 여사의 철칙이다. 반면 한국 음식도, 농사도 빨리 배우고 싶은 베트남 며느리. 이 고부 사이에는 어떤 일들이 벌어질까. 3일 오후 10시 45분 EBS에서 방송하는 ‘다문화 고부 열전’에서 만난다.

한국 음식도, 농사도 빨리 배우고 싶은 베트남 며느리 딘티신과 뛰어난 살림꾼에 농사꾼인 시어머니 최순주 여사 간의 이야기가 3일 오후 10시 45분 EBS ‘다문화 고부 열전’에서 방송된다.<br>EBS 제공<br>
최근 시어머니는 아들과 둘이서 김장을 했다. 며느리는 준비만 거들었을 뿐 정작 양념을 버무리고 배추에 양념하는 건 보지도 못했다. 매운 양념이 3살 손녀딸에게 튀어 눈에라도 들어갈까봐 걱정이 됐다는 게 어머니의 이유였다. 하지만 며느리는 어머니가 자신을 못 미더워하는 것 같아 서운하기만 하다.

딘티신은 6살 때 친정 어머니와 헤어져 할머니 밑에서 자랐다. 가정형편이 어려워 어렸을 때부터 일을 했기 때문에 음식을 배울 시간이 전혀 없었다. 때문에 그는 깔끔한 살림 솜씨와 맛깔난 음식 솜씨를 자랑하는 시어머니에게 빨리 살림 노하우를 배우고 싶은 마음이 크다. 그러나 시어머니는 아직까지 며느리에게 ‘이렇게 해라’고 가르쳐본 적이 없다.

‘서당 개 3년이면 풍월을 읊는다’는 말처럼 며느리는 시집살이 3년에 눈치껏 어머니의 살림 솜씨를 흉내 내는 정도가 됐을 뿐이다.

베트남에서 어렸을 때부터 바깥일을 해왔던 며느리는 시어머니의 농사일을 돕고 싶다. 혼자 하면 힘들지만 둘이 하면 훨씬 수월하지 않겠는가. 며느리는 어김없이 시어머니가 일하는 비닐하우스로 향하지만 어머니의 반응은 여전히 싸늘하다.

시어머니는 며느리가 된장찌개를 짜게 끓여도, 정리를 깔끔하지 않게 해도 남들 앞에선 뭐든지 괜찮다고 칭찬을 한다. 낯선 타인 앞에선 좋은 말만 늘어놓는 시어머니지만 며느리는 정작 자신의 잘못을 시어머니가 지적하지 않기 때문에 잘못을 고칠 기회가 없다는 생각에 답답하기만 하다.

‘빨리 배우고 싶은’ 며느리와 ‘모든 건 시간이 흘러야 한다’는 시어머니가 며느리의 친정인 베트남 끼엔장으로 여행을 떠난다. 서로를 이해하고 소통하기 위해 떠난 친정 나들이. 과연 베트남에선 어떤 일들이 기다리고 있을까. 긴 여정의 이야기가 지금 시작된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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