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다큐멘터리 ‘다문화 사랑’

서울 중구에 위치한 서울다솜학교는 우리나라 최초의 공립 다문화 대안고등학교다. 서로 다른 국적, 언어, 문화를 지닌 아이들이 꿈을 키워 간다. 2010년 가족과 함께 필리핀에서 한국으로 건너온 종인이는 다솜학교 2학년 1반에 재학 중이다. 수줍음이 많고 말수가 적지만, 알고 보면 학교 최고의 기타리스트다. 음악으로 소통하는 종인이는 다문화 친구들과 함께 공연 ‘차라리 공부가 쉬웠어요’의 막을 올린다.

8일 오후 방영되는 EBS 다큐멘터리 ‘다문화 사랑’은 2010년 필리핀에서 한국으로 온 ‘기타소년’ 종인이와 두 동생의 한국 적응기를 들여다본다.<br>EBS 제공
8일 오후 8시 20분 EBS에서 방영되는 다큐멘터리 ‘다문화 사랑’은 기타 소년 종인이와 삼형제의 한국 적응기를 따라간다. 종인이는 한국어를 잘 모르는 데다 말수도 적어 한국 적응이 쉽지 않았다. 일반 중학교에 다닐 때는 의도치 않은 오해로 인해 상처받는 일도 많았다. 종인이가 할 수 있는 건 고작 몇 마디 사과가 전부였다. 그러다 다솜학교에서 비슷한 경험을 가진 친구들을 만났다. 하지만 이곳에서도 소통의 어려움이 있기는 매한가지. 저마다 사용하는 언어가 달랐기 때문이다. 종인이와 학교 친구들은 ‘음악’으로 소통하기 시작했다. 말은 잘 통하지 않아도 음악을 통해 서로 이해할 수 있음을 배웠다.

지난달 26일 서울 마포구의 한 공연장은 다솜학교 학생들로 붐볐다. CJ문화재단과 다솜학교가 함께 준비한 ‘차라리 공부가 쉬웠어요’ 공연이 열리는 날이었다. 인디 뮤지션들이 재능 기부로 다솜학교 아이들에게 음악을 가르치며 몇 개월 동안 준비한 공연의 막이 오르기 직전이다. 종인이가 속해 있는 다솜학교 밴드 ‘팝 펑크 트레디션’의 멤버들도 긴장한 모습으로 공연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종인이는 공연 직전 리허설 무대에서 실수를 한 것이 내내 마음에 걸렸다. 막이 오르고 박수와 함성 속에 첫 번째 팀의 공연이 시작됐다. 앞선 몇 팀의 공연이 끝나고 드디어 ‘팝 펑크 트레디션’의 순서가 다가왔다.

종인이와 둘째 종욱이, 막내 종수는 부모님을 따라 낯선 타국의 생활을 시작했을 때 서로에게 가장 큰 의지가 된 형제들이다. 아직 한국말이 익숙지 않은 탓에 삼형제의 대화에는 한국어, 영어, 필리핀어가 뒤섞여 있다. 이런 삼형제가 한자리에 있으면서도 꼼짝없이 한국말만 해야 하는 시간이 있다. 바로 할아버지의 사자성어 교육 시간이다. 한국어를 배우는 것도 벅찬 삼형제에게 한문을 배우기란 고역일 수밖에 없다. 그래도 할아버지의 불호령이 무서워 또박또박 할아버지의 질문에 곧잘 대답한다. EBS ‘다문화 사랑’은 때로는 친구 같은 종인, 종욱, 종수 삼형제의 한국 생활 적응기를 들여다본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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