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해졌다… 유부女 배우들…망가져도 OK! 안방극장 돌아온 그녀들

독해진 안방극장 여배우들, 과연 ‘포스트 전지현’은 누가 될 것인가.

새봄 신작 드라마에 줄줄이 등장하는 ‘유부녀’ 배우들의 과감한 연기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최근 인기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에서 전지현이 망가짐을 불사한 연기로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어서 결혼 후 박제된 이미지를 벗어던진 이들에 대한 관심은 더욱 뜨겁다.

KBS ‘참 좋은 시절’ 김희선


MBC ‘앙큼한 돌싱녀’ 이민정


SBS ‘신의 선물-14일’ 이보영


가장 눈길을 끄는 배우는 지난 22일 처음 방송된 KBS 주말연속극 ‘참 좋은 시절’의 주인공 김희선이다. 그동안 미니시리즈에서 밝고 명랑한 캐릭터를 주로 맡았던 그는 이번 작품에서 어둡고 굴곡진 인물을 맡아 연기자로서 승부수를 던졌다. 그가 연기하는 차해원은 경주 최고 유지였던 집안이 몰락하면서 거친 삶의 전선에 뛰어든 인물. 김희선은 첫 방송에서 걸쭉한 경상도 사투리를 구사하고 몸싸움을 불사하며 돈을 받아 내는 생계형 대부업체 직원 역할을 무난하게 소화했다.

최근 드라마 제작발표회장에서 만난 김희선은 “드라마를 집필한 이경희 작가도, 나도 여배우가 예쁜 척하는 연기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생활력 강하고 억척스러운 연기에 대해 많이 연구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자연스러운 사투리를 구사하기 위해 따로 교습을 받고 집과 촬영장에서도 사투리로 대화를 나누고 있다. 대본도 좋았지만 무엇보다 어머니가 편하게 시청할 수 있는 시간대라서 주말극 출연을 결심했다는 그는 이번 작품에서 깊이 있는 내면 연기를 보여 주면서 여성 시청자들에게 좀 더 편안하게 다가가겠다는 생각이다.

배우 이민정도 결혼 후 첫 작품으로 억척스러운 ‘돌싱녀’(이혼한 여자)를 선택했다. ‘미스코리아’ 후속으로 오는 27일 방송 예정인 MBC 수목드라마 ‘앙큼한 돌싱녀’의 여주인공 나애리다. 극 중 애리는 벤처 사업가로 성공해 돌아온 전남편 차정우(주상욱)를 다시 유혹하는 캐릭터로 당차면서도 빈틈이 많은 ‘허당’이다. 극 초반 애리는 남편이 다니던 직장에 사표를 던지자 가정을 지키기 위해 콜센터 전화상담요원, 고깃집 아르바이트, 백화점 판매원 등의 직업을 섭렵하는 모습을 보였다. 많은 골드미스 여배우들이 이미지를 이유로 거절했지만 이민정은 남다른 각오로 임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지난해 미니시리즈 ‘내 연애의 모든 것’에서 다소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거두었던 것을 이 작품으로 만회하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소속사의 한 관계자는 “이민정이 결혼 후 성숙한 연기력으로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크다”면서 ‘이민정의 재발견’을 언급하기도 했다.

이 드라마 관계자는 “대본 리딩을 할 때부터 이민정이 아줌마 잔소리의 톤까지 준비를 많이 해 와 놀랐다. 포장마차에서 술 먹는 장면을 연기할 때도 더 망가지는 장면을 연출하는 등 연기가 한결 자연스러워졌다”고 말했다.

‘따뜻한 말 한마디’ 후속으로 다음 달 3일 방영 예정인 SBS 새 월화드라마 ‘신의 선물-14일’로 복귀하는 여배우 이보영에 대한 기대감도 높다. 결혼 후 첫 작품인 데다 엄마 연기에 처음으로 도전하기 때문. 미스터리 스릴러 장르를 표방한 이 드라마에서 그는 딸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엄마 김수현 역을 맡았다. 지난해 ‘너의 목소리가 들려’로 SBS 연기 대상을 수상한 이보영은 “평소 장르 드라마에 도전하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는데 스릴러와 판타지 느낌이 공존하는 이 작품에 끌렸다. 처음으로 엄마 역할을 하는 데다 액션 장면도 많아 조금 걱정이 된다”면서도 이번 역할을 연기의 폭을 한층 넓힐 기회로 삼겠다고 밝혔다.

‘참 좋은 시절’의 문보현 책임 프로듀서(CP)는 “여배우들이 결혼하고 나이를 먹어 가면서 점점 편해지는 것도 있겠지만 배우 인생에 대해 긴 안목으로 바라보기 때문에 연기 욕심이 더 커지는 것 같다”며 “예전에 해 보지 않은 망가지거나 강한 캐릭터 연기에 도전하면서 새로운 모습을 보여 주는 것은 TV의 주 시청층인 여성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기에도 좋다”고 말했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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