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바이를 몰며 동네 곳곳을 누비는 할아버지는 동네 사람들 사이에서도 건강하기로는 유명하다. 할아버지가 평생을 지켜온 습관 한 가지는 치매를 예방하는 일기 쓰기다. 특별한 내용은 아니지만 하루의 일과를 꼼꼼히 기록한다. 이렇게 쓴 일기장은 1983년부터 지금까지 수십 권에 이른다. 할아버지의 달력에는 한 달의 일정이 빼곡히 적혀 있다. 하루 걸러 한 번은 외출한다. 비가 오면 모인다는 ‘우천 모임’부터 초등학교 동문회, 테니스 모임, 고향 모임까지 참여하는 모임만 열 개가 넘는다. 또 지나가는 사람에게 인사하고 말 거는 걸 좋아하는 성격 덕에 하루에 열 사람은 꼭 만나 대화한다. 은퇴 후 찾은 새로운 직업과 사람 만나기를 좋아하는 성격이 바로 채 할아버지의 건강 비결이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