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명의 주인공들이 보여주는 직장에서의 당당함은 사실 ‘88만원 세대’로서 갖는 비애의 겉모습이다. 또 누구나 부러워하는 당당한 연애의 속에는 결혼에 대한 두려움이 숨겨져 있고, 변하지 않는 사랑을 좇는 치기 어림이 함께 어우러져 있음을 넌지시 드러낸다. 이렇듯 쿨함과 허세, 혹은 솔직함과 위선의 차이는 쉽게 가름하기 어렵고, 그 경계 또한 미묘하다. 여전히 빛나는 청춘이길 바라지만, 실상은 청춘의 끝을 붙잡고 있는 현실 속에서 갖는 갈등과 불안, 그럼에도 품는 여전한 기대, 희망이 다양한 사연 속에서 교차된다.
소설가 정이현의 같은 이름 작품처럼 사랑과 연애에 대한 30대 여성들의 솔직한 삶을 보여주면서 비슷한 나이대의 시청자들의 공감을 이끄는 한편, 자연스럽게 ‘지금, 여기’ 우리 사회의 모습을 생각하게 한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