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가 보수 성향의 인터넷 커뮤니티 ‘일간베스트 저장소’(일베)에서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이미지를 합성한 영상을 방송에 내보내 파문이 일고 있다. 올해만 유사 사건이 네번이나 발생해 비난 여론이 집중되고 있다.

SBS ‘세상에 이런 일이’는 지난 16일 방송에서 가위를 이용한 종이 아트의 달인 송훈씨의 작품을 소개했다. 방송은 송씨가 풍속화가 신윤복의 ‘단오풍정’을 본뜬 종이 작품과 원작을 비교하며 ‘만능 가위손’의 실력을 극찬했다.

하지만 ‘단오풍정’ 원작에서 문제가 발견됐다. 목욕하는 여인을 훔쳐보는 동자승의 얼굴 대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얼굴이 합성돼 있었던 것. 이는 일베에서 노 전 대통령을 비하하기 위해 사용하는 이미지다.

이와 관련해 SBS 측은 “의도적으로 만든 건 아니다. 외주 제작사에서 만들다보니 원본 이미지 검증이 제대로 안됐다”고 해명했다. 아울러 “신중하게 확인하지 못한 점 사과드린다. 재발하지 않도록 주의하겠다”고 밝혔다.

일베 이미지와 관련된 방송사고가 너무 잦다 보니 “의도적인 것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까지 나오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10월 SBS 스포츠뉴스는 일베에서 합성한 연세대 로고를 사용해 논란이 일었다. 같은 해 8월 ‘SBS뉴스’에선 후쿠시마산 가자미류 방사능 검출량 그래픽에 노 전 대통령을 희화화한 사진을 합성해 비난 여론이 일었다. 당시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은 SBS에 ‘주의’ 조치를 내렸다.

하지만 이런 사고는 올해도 이어졌다. 지난 3월 ‘런닝맨’에서는 ‘ㅇㅂ(일베)’라는 글자가 새겨진 고려대학교 마크를 사용해 질타를 받았다. 6월엔 ‘SNS원정대 일단 띄워’에서 브라질 리우 데 자네이루의 예수상을 설명하며 사용한 이미지로 일베에서 노 전 대통령을 비하해 만든 코알라 합성 이미지를 자막으로 띄워 논란이 일었다. 당시 제작진은 “코알라 이미지와는 전혀 관계 없는 친근하게 보여주기 위한 제작한 일러스트레이션”이라고 해명한 바 있다.

8월 ‘매직아이’에서는 SNS 메신저 대화를 그래픽 화면으로 처리하는 과정에서 노 전 대통령의 사진을 실루엣으로 처리한 이미지를 사용했다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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