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움의 가장 큰 원인은 생활방식이 완전히 다르다는 데 있다. 아내는 헌 옷을 주워 와 다시 기워 입을 정도로 알뜰하다. 반면 남편은 승용차, 카메라, 롤러블레이드 등 갖고 싶은 건 꼭 사야만 직성이 풀린다. 남편은 최근 아내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대출까지 받아 캠핑카를 샀다가 원인 모를 화재로 수천만원의 손해를 봤다. 그래도 남편의 소비는 줄지 않는다. 더 펑펑 쓴다. 빚은 갈수록 늘어만 간다.
양육방식도 다르다. 부부는 두 살 터울의 두 딸을 키우고 있다. 아내는 아이들이 원하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할 수 있도록 도와주지만, 남편은 아이들이 스스로 하게끔 놔두는 스타일이다. 사사건건 부딪치는 이들 앞에 최대 위기가 찾아온다. 아내 몰래 대출받은 대출금 고지서를 아내가 보게 된 것. 아내는 숨겨진 빚을 밝히기 위해 남편을 추궁하는데….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