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1TV 22일 밤 ‘하나뿐인 지구’

침팬지와 오랑우탄은 인간을 가장 닮은 동물이다. 유인원은 인간과 비슷한 신체 구조 때문에 각종 생체 실험에 동원되고, 똑똑한 지능 때문에 동물 쇼는 물론 TV, 영화에까지 등장하게 됐다. 22일 오후 8시 50분 방송되는 EBS 1TV ‘하나뿐인 지구’는 유인원의 잃어버린 삶과 동물의 권리를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는다.

2013년 미국의 한 환경단체는 노예 같은 삶을 살아온 네 마리의 침팬지를 대신해 이들에게 ‘인간의 지위’를 주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지난해 12월 아르헨티나 대법원은 세계 최초로 오랑우탄의 자유에 손을 들어줬다. 뛰어난 인지능력과 함께 복잡한 감정을 느낄 줄 아는 유인원은 지금 그들의 권리를 주장하고 있다.

미국 플로리다의 영장류 보호소는 인간에게 상처받은 유인원의 마지막 보금자리다. 공군의 무중력 실험에 동원된 침팬지 가필드부터 실험실에서 두 팔을 잃은 오랑우탄 마리까지 사연도 제각각이다. 그중 포피는 어릴 적부터 할리우드 영화에 출연하다 마지막에는 라스베이거스의 나이트클럽 쇼까지 전전했다. 쇼에 서기까지 온갖 매질을 당하는 영상이 세상에 알려지고 나서야 포피는 보호소에 올 수 있었다.

유인원은 기쁨, 슬픔과 질투, 용서의 감정 표현까지 가능하다. 제작진은 유인원의 연구와 보전으로 저명한 미국 시카고의 유인원 연구센터를 찾아, 미국의 정신분석자 고든 갤럽 박사가 개발한 ‘거울 실험’에 도전했다. 거울 앞에 선 유인원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 유인원들은 이미 인간 사회에 길들여져 밀림에서 스스로 살아가기 어렵다. 그들은 인간도, 동물도 아닌 중간 경계에 서 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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