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방원’ 유아인 보고 ‘여교사’ 문근영 보고… 하반기 안방 시청자는 즐겁다

‘화정’도 끝나고 ‘용팔이’도 떠나는 10월 안방극장에 대작 드라마들이 몰려온다.

방송사들은 통상 야외 활동이 줄어 시청률이 높고 연말 시상식이 있는 하반기에 화제작을 배치해 왔다. 전반적인 TV 드라마의 시청률 하락세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10월에 신작 드라마 5~6편이 쏟아지면서 대세 드라마가 탄생할지 관심을 모은다.

월화 밤 10시 안방극장은 전면 물갈이에 들어간다. 지상파 방송 3사는 5일 동시에 신작을 내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인다. ‘미세스캅’ 후속으로 방송되는 SBS ‘육룡이 나르샤’는 화제성 면에서 단연 앞선다. 혼돈에 휩싸인 고려 말을 배경으로 조선 건국을 위해 모인 이성계(천호진), 정도전(김명민), 이방원(유아인) 등 세 명의 실존 인물에 이방지(변요한), 무휼(윤균상), 분이(신세경) 등 세 명의 가상 인물이 고려라는 거악에 대항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영화 ‘베테랑’과 ‘사도’의 흥행으로 최고의 주가를 올리고 있는 유아인을 비롯해 변요한, 윤균상, 신세경을 내세워 젊은 사극으로 어필하겠다는 것이 SBS 측의 전략이다. 내용적으로는 지난해부터 사회적인 화두인 국가의 존재를 중점적으로 다뤄 폭넓은 공감대를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선덕여왕’과 ‘뿌리 깊은 나무’를 집필한 김영현, 박상연 작가가 4년 만에 선보이는 작품이다.

MBC가 ‘화정’ 후속으로 선보이는 ‘화려한 유혹’은 한 여인의 파란만장한 인생사를 다룬 현대극. 드라마 ‘메이퀸’, ‘황금무지개’ 등 가족극에 막장 요소를 버무린 주말극으로 톡톡한 재미를 봤던 손영목 작가가 주중 드라마에 도전해 관심을 모은다. 50부작으로 특유의 빠른 전개와 반전을 거듭하는 충격적인 스토리로 벌써부터 업계에 입소문이 자자하다. 털털한 선머슴 역할을 주로 맡았던 최강희가 굴곡진 인생을 사는 사연 많은 여주인공으로 변신하는 것도 관심거리다. 치정뿐만 아니라 권력형 비리 등을 폭넓게 다루면서 누구나 화려한 삶에 유혹을 받는 세태를 다룰 예정이다. 주상욱, 남주혁, 차예련, 정진영, 김새론 등이 출연한다.

두 드라마가 다소 무게감이 있다면 KBS 새 월화드라마 ‘발칙하게 고고’는 발랄함을 무기로 한 학원물이다. 높은 대입 진학률을 자랑하는 명문 기숙 고등학교의 치어리딩 동아리에서 벌어지는 열여덟 살 고교생들의 이야기를 담는다. 걸그룹 에이핑크의 정은지와 신인배우 이원근이 열등생과 우등생으로 출연하고 아이돌 그룹 빅스의 엔과 채수빈 등이 출연한다.

정상을 차지하던 SBS ‘용팔이’가 1일 종영하면서 수목극 시장에도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KBS ‘장사의 신-객주’는 아역 분량을 끝내고 7일부터 장혁, 김민정 등 성인 연기자들의 본격적인 등장으로 승부수를 띄운다. ‘용팔이’ 후속으로 7일부터 방송되는 새 수목드라마 ‘마을-아치아라의 비밀’은 SBS가 2년간 기획한 드라마로 평범해 보이는 아치아라 마을에서 암매장된 시체가 발견된 뒤 마을의 비밀을 추적해 나가는 스토리를 담고 있다. 문근영이 마을에 부임한 여교사 역으로, 라이징 스타 육성재가 파출소 순경 역으로 출연한다. 미스터리 추적극의 요소를 띠지만 코믹적인 요소를 가미해 보다 폭넓은 시청층을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드라마를 기반으로 웹툰을 제작하는 것도 특징이다.

케이블에서도 하반기 기대작이 대기 중이다. tvN은 ‘응답하라 1997’, ‘응답하라 1994’에 이은 세 번째 시리즈 ‘응답하라 1988’을 10월 말 방영한다. 1988년 서울 도봉구 쌍문동을 배경으로 한 코믹 가족극으로 아날로그식 사랑과 우정, 평범한 소시민들의 가족 이야기로 향수와 공감을 전할 예정이다.

김영섭 SBS 드라마본부장은 “드라마를 보는 플랫폼이 변화한 것이지 시청자들이 드라마를 외면한 것은 아니다”라면서 “다양한 연령층으로 시청자의 외연을 확장하고 캐릭터보다 스토리를 강화해 다음 회를 빨리 보고 싶게 만드는 드라마로 승부를 걸 것”이라고 말했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인기기사
인기 클릭
Weekly Best
베스트 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