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룡’ 유아인이 가고 ‘대박’ 장근석이 온다.

SBS 월화드라마 ‘육룡이 나르샤’(극본 김영현 박상연, 연출 신경수)가 50부작 끝을 향해 달려가는 가운데 ‘대박’(극본 권순규, 연출 남건)이 바통을 이어받는다.

‘육룡이 나르샤’가 결말로 치달으며 유아인의 ‘미친 연기’가 돋보이고 있다. 유아인은 ‘육룡이 나르샤’에서 훗날 철혈군주 태종이 되는 이방원을 맡았다. 역사 속 이방원을 생생히 살아 숨 쉬게 만드는 유아인의 연기는 연일 시청자들의 감탄을 유발하고 있다. 표정, 눈빛, 말투, 얼굴 근육의 미세한 움직임마저 이방원을 표현하는 듯한 유아인은 미친 연기력의 진수를 보여주고 있다.

7일 방송된 ‘육룡이 나르샤’ 45회에서 유아인은 폭풍전야와 같은 이방원의 모습을 미묘하고도 긴장감 있게 그려냈다. 유아인의 연기는 고요하지만 어딘지 모르게 살벌함이 감도는 순간의 연속이었다. 마지막 정도전(김명민 분)과 방석을 죽이겠다 결심하는 이방원의 엔딩은 그래서 더 소름 끼치는 강렬함을 선사했다.

이날 유아인은 극단의 감정을 오가며 열연을 펼쳤다. 조영규의 죽음을 알게 된 뒤 눈물을 쏟아내는 모습부터 자신의 결심을 무휼에게 전하는 모습까지, 숨소리조차 연기하는 듯한 유아인의 모습에 시청자들은 TV 속으로 빨려 들었다. “죽여야겠다”며 킬방원 본능을 드러낸 유아인의 피의 전쟁이 예고된 가운데 ‘육룡이 나르샤’는 22일 종영한다.

‘육룡’이 떠난 자리는 드라마 ‘대박’이 기다리고 있다.

‘대박’은 왕의 잊혀진 아들 대길(장근석 분)과 그의 아우 연잉군(훗날 영조/여진구 분)가 목숨과 왕좌, 사랑을 놓고 벌이는 한판 대결을 그리는 드라마. 조선 시대를 배경으로 역사적 사실과 작가의 상상력이 교묘하게 얽힌 팩션 사극이다.

‘대박’이 예비 시청자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큰 이유 중 하나가 바로 2년 만에 안방극장에 복귀하는 배우 장근석이다. 장근석은 2001년 ‘여인천하’의 아역 연기를 시작으로 ‘대망’, ‘황진이’, ‘쾌도 홍길동’ 등 그 동안 출연했던 사극 작품들이 큰 성공을 거둔 바 있다.

특히 8일 공개된 ‘대박’ 포스터에는 장근석 표 풍운아 대길의 모습이 담겨있어 시선을 사로잡았다. 허름한 듯 자유분방한 옷차림, 이마의 절반을 가린 삿갓, 삿갓 밑으로 보이는 헝클어진 머리 등이 왕의 잊혀진 아들로서 풍운아로 자란 대길 캐릭터를 완벽하게 보여주고 있다. 장근석은 별다른 설정 없이도, 눈빛과 표정만으로도 장근석 표 풍운아 ‘대길’의 특징을 뚜렷하게 담아냈다.

장근석 외에도 여진구, 임지연, 전광렬, 최민수 등 화려한 캐스팅으로 주목받고 있는 ‘대박’은 오는 28일 오후 10시 첫 전파를 탄다. 장근석이 시청자들을 연기로 쥐락펴락했던 ‘육룡’ 유아인의 뒤를 이을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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