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다큐스페셜 ‘세기의 대결 이세돌 vs. 알파고’ 14일 방송

“바둑만큼 정확한 게 없어요. 남 탓할 수 없잖아요. 자기가 오롯이 책임진다는 것을 인정하고….”(이세돌)

이세돌 9단이 13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치러진 인공지능(AI) 컴퓨터 알파고와의 5번기 제4국에서 승리한 뒤 열린 기자회견에서 활짝 웃고 있다.<br>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MBC TV ‘MBC스페셜’은 14일 밤 11시10분 ‘세기의 대결 이세돌 vs. 알파고’를 방송한다.

프로그램은 전세계의 눈이 집중된 가운데 서울에서 진행되는 이세돌 9단과 인공지능 바둑 프로그램 알파고의 세기의 대국이 가진 의미와 이를 둘러싼 반응·전망 등을 조명하고, 이세돌과의 인터뷰도 전한다.

바둑이 가진 경우의 수는 최대 250의 150승으로 천문학적 수에 달하기에 인간은 많은 부분을 직관에 의존해 경우의 수를 좁혀나간다. 구글이 알파고의 상대로 이세돌을 선택한 이유가 이세돌이 가장 창의적인 바둑을 두기 때문이었음은 인간이 가진 직관의 힘을 시사한다.

프로그램은 기계가 어떤 방법으로 사람의 수 읽기 능력과 형세를 이해하는 능력을 흉내 낼 수 있는지 살피고, 이세돌과 알파고의 대국을 통해 구글이 추구하는 바는 무엇인지 알아본다고 밝혔다.

제작진은 대국 전 이세돌이 가수 김장훈과 가진 인터뷰를 전했다. 김장훈은 바둑 아마 5단이자, 이세돌과 친분이 깊다.

이세돌은 알파고와의 대국에 대해 “일단 설레잖아요. 아무래도…. 정말 설레지 않으면 사실 사람이 어떻게 살아갑니까. 그런 흥분이 없으면…. 근데 진짜 바둑으로 오랜만에 이렇게 좀 설레는 마음이 생긴 것 같아요”라며 매너리즘에 빠진 자신에게 큰 자극이 됐다고 말했다.

이세돌은 이와 함께 5세에 처음 바둑을 배운 일부터 아버지로부터 죽도록 혼났던 기억들, 힘겨운 서울 살이에 방황했던 이야기 등을 풀어놓았다.

그는 “조훈현 국수님이 89년도에 (응씨배 세계기전) 우승하잖아요. 카퍼레이드가 너무 멋있는 거예요. 그거 보고서 일곱 살 때부터 프로기사가 되겠단 생각으로 공부한 거예요”라고 말했다.

13세에 입단해 천재 소리를 들었지만 3~4년 동안 별다른 성과 없이 보내던 그는 아버지의 죽음을 계기로 독기를 품게 됐다고 밝혔다.

이세돌은 “독기가 없었어요. 어느 정도는 인정은 받고 있었고 어린 나이에 큰돈은 아니지만 그 당시 돈을 벌고 있는 거고. 친구들이 중학생인데 떡볶이라도 먹을 땐 제가 돈 내지 않습니까. 그런 거에 만족하고 있었던 거죠”라며 “근데 아버지가 건강이 안 좋아지시고 돌아가시니까 아차 싶더라고요. 아, 이게 아니구나. 사실 우승한 거 보여줬으면 얼마나 좋았겠어요. 그래서 그때 이제 맘 잡고 열심히 한 거죠”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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