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소비량 세계 6위. 대한민국은 그야말로 ‘커피 공화국’이다. 매일 카페에 가서 커피를 마시는 한국인들. 왜 그런 걸까, 그리고 괜찮은 걸까.
tvN ‘알쓸신잡’ 방송화면 캡처
16일 방송된 tvN ‘알쓸신잡’에서 뇌과학자 정재승 카이스트 교수는 “뇌과학적 관점에서 커피를 마시는 게 좋은 건 아니다”라고 말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정 교수는 “에너지가 부족하면 뇌에서 아데노신(adenosine)이라는 물질이 나와 몸의 과부하를 줄여주는데 카페인은 아데노신을 막는다”며 “우리 뇌를 속여 에너지를 더 쓰라고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교수는 “우리 사회가 커피를 마시지 않으면 하루를 보낼 수 없는, 굉장히 피로한 사회인 거죠”라고 덧붙였다. 현장에 있는 제작진들은 크게 공감했다.

또 다른 대표적 기호식품 담배는 어떨까. 정 교수는 “니코틴은 아세틸콜린의 활동을 도와 뇌의 멀리 떨어진 영역을 잘 연결해주기도 한다”며 “일이 잘 안 풀릴 때 담배를 피우면 아이디어가 떠오르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흡연자들이 담배를 피우지 않는 순간엔 연결 능력이 보통 사람들보다 현저히 떨어져 있다”며 “담배를 피우지 않으면 아무 생각이 나지 않는다”고 경고했다.

맛칼럼니스트 황교익이 “장수마을을 취재한 적이 있는데, 다들 술·담배 다 하더라”고 말하자 정 교수를 포함한 출연진들은 “술·담배 해서 장수한 게 아니라 그걸 해도 살아남은 사람만 있어서 그런 것”이라고 반박해 웃음을 줬다.

높은 커피 소비량을 증명하듯 거리에 온통 카페가 즐비하다. 김영하 작가는 “커피를 많이 마신다고 생각하는 건 거리에 카페가 많아서 그렇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 작가는 “예전엔 툇마루가 있어서 얘기를 나눴는데 아파트 생활하면서 그런 것이 사라졌다”며 “공적 공간과 사적 공간의 경계에 있는 카페가 그 역할을 대신하고 있다”고 카페가 많은 이유를 설명했다.

여기저기 떠들고 시끄러운 카페. 그러나 ‘카공족’이란 말이 나올 정도로 카페에서 공부하는 사람도 많다. 정 교수는 “사람이 공간을 자기 마음대로 통제 할 수 있을 때 가장 몰입을 잘할 수 있다”며 그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혼자 있고 싶을 땐 이어폰으로 음악 듣고, 사람을 보고 싶으면 고개 들고 주변을 보면 된다”고 카페의 인기 이유를 꼽았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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