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아메리칸항공, 부적격 여객기 투입 “있을수 없는일” 태평양 지나며 실수 깨달아 ‘경악’

‘미 아메리칸항공’

미 아메리칸항공이 부적격 여객기를 실수로 운행한 사실이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미 아메리칸항공이 최근 부적격 여객기 한 대를 실수로 미국 로스앤젤레스-하와이 노선에 투입한 것.

13일(현지시각)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미 아메리칸항공은 지난달 31일 영해나 공해 상공을 거치는 장거리 노선에 투입할 수 없는 A320 여객기 한 대를 로스앤젤레스-하와이 노선에 투입했다.

미 아메리칸항공은 이 여객기가 LA 공항을 이륙해 태평양 상공 중간지점을 나를 때쯤 ‘중대 실수’를 파악했으나 되돌리기에는 너무 늦어 그냥 목적지인 하와이까지 운항하도록 조치했다.

이 여객기는 대신 LA로 돌아올 때는 승객을 태우지 않은 채 빈 상태로 운항했다.

문제의 여객기는 이른바 ‘ETOPS’(쌍발엔진비행기 비상운항시간 제한 규정) 인증을 받지 않아 해당 노선에 투입할 수 없는 상태였다.

ETOPS는 엔진이 2개 달린 비행기의 엔진 1개가 비행 중 고장으로 멈출 경우 나머지 엔진 1개로 회항 또는 인근 공항까지 비상 운항할 수 있는 시간으로, 엔진 성능 등에 따라 75분·90분·120분·180분·240분·240분 초과 등으로 나뉜다.

항공사 측은 통상적으로 복잡한 절차 때문에 단거리를 제외한 장거리 노선을 운항하는 여객기에 대해서만 ETOPS 인증을 받는다. 인증을 받지 않은 여객기를 장거리 노선에 투입할 경우 자칫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기 때문에 연방항공법 위반으로 처벌받는다.

미 아메리칸항공 역시 ETOPS 인증을 받은 A321H 타입과 인증을 받지 않은 A321S 타입이 있는데 이번에 A321S를 잘못 투입한 것이다.

미 아메리칸항공의 이 같은 어이없는 실수는 조종사들 간의 온라인 익명 대화를 항공전문 블로거인 브라이언 서머스가 소개하면서 드러났다.

서머스는 “이런 실수는 정말로 드문 일”이라면서 “항공사 직원들끼리는 ‘이런 일이 도대체 어떻게 일어나느냐. 도저히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이라고들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미 아메리칸항공 소속 항공기의 이륙이 17일 한때 미 전역에서 전면 중단돼 승객들이 큰 불편을 겪기도 했다.

미 연방항공청(FAA)은 이날 오전 10시 30분쯤 댈러스, 시카고, 마이애미 3개 공항 발(發) 아메리칸항공 항공기의 이륙을 전면 금지했다. 이날 사고는 컴퓨터 시스템에 이상이 생겨 발생한 것으로, 약 1시간 후 해결됐다.

미 아메리칸항공 측은 사과 입장이 담긴 성명을 내고 “주요 3개 공항에서 문제를 일으켰던 (네트워크) 연결 문제가 해결됐다”고 밝혔다. CNBC 방송은 항공사 컴퓨터 시스템의 오류로 이륙이 한동안 중단됐다고 전했다. 이날 사고로 미 아메리칸항공 이용 승객 수천 명이 출발 지연 등의 피해를 봤다.

사진=뉴스 캡처(미 아메리칸항공)

뉴스팀 seoule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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