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계는 지금 이색 시사회 마케팅 열풍

‘맞춤’과 ‘입소문’은 마케팅의 중요 요소다. 이 요소들은 최근 영화계에도 스며들었다. 최근 영화의 콘셉트에 맞춘 다양한 시사회로 초반 바람몰이를 하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입소문을 확산시키는 ‘시사회 마케팅’이 늘고 있다. 특히 전문가들을 초청한 시사회로 영화의 ‘수준’을 확인시키면서 일반 관객들의 관심도 유인하고 있다.





27일 개봉 예정인 ‘모뉴먼츠 맨:세기의 작전(①)’은 최근 문화예술계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시사회를 열었다. 조지 클루니가 감독, 각본, 주연을 맡은 이 작품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예술작품을 위해 목숨을 걸었던 모뉴먼츠맨의 실화를 다루고 있다. 영화가 문화의 중요성을 전달한다는 주제에 맞춘 시사회였다.

지난 19일 열린 ‘한국의 모뉴먼츠 맨들과 함께하는 공감 톡’ 시사회에는 아트디렉터, 한복 전문가, 미술평론가를 비롯해 미술관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했고 영화 관람 후에는 예술의 가치 등에 대해 토론을 나눴다. 이어 25일에는 국립중앙박물관에서 문화재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시사회를 열었고 문화유산 보존의 중요성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한편 지난 13일 개봉한 영화 ‘로보캅(②)’은 로봇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한 시사회로 화제를 모았다. 한재권 로봇박사를 비롯한 연구원, 로봇 학도들을 초청했다. 이후에는 실제 로보캅의 구현 가능성부터 로봇 윤리에 이르기까지, 로봇 전문가들의 토론이 이어지면서 호기심을 자극했다.

또한 지난 주말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한 재난 블록버스터 영화 ‘폼페이:최후의 날’도 물과 불이 등장하는 영화 속 화려한 컴퓨터그래픽(CG)을 주제로 한 시사회를 개최했다. 지난 19일 ‘타워’와 ‘7광구’ 등 CG기술을 활용한 한국형 재난 영화를 연출한 김지훈 감독과 CG전문회사 포스의 최재천 부사장이 함께하는 GV(관객과의 대화) 시사회였다. 이들은 ‘폼페이: 최후의 날’에 등장하는 3D 기술과 영상에 대해 관객들과 의견을 교환했다.

한편 애니메이션 영화 ‘겨울 왕국’은 개봉 전 13세 이하 아동은 입장할 수 없는 ‘키즈 프리’ 시사회로 1000만 흥행의 동력을 얻었다. 이는 대부분의 애니메이션이 가족용, 아동용이라는 선입견을 깨기 위한 것이었다.

한국 영화 역시 작품의 특성에 맞춘 시사회가 유행이다. 최근 770만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 중인 영화 ‘수상한 그녀(③)’도 시사회 덕을 톡톡히 봤다. 화제성이 큰 주·조연 배우가 출연하는 것은 아니지만 개봉 2주 전부터 강원도를 제외한 전국에서 대규모 시사회를 열어 5만명이 관람했고 이들을 통해 좋은 입소문이 퍼진 것. ‘온가족 3대 시사’, ‘모녀 또는 가족 시사’에 이어 주인공 심은경이 OST를 부르는 시네마 콘서트 등 영화 속 내용과 관련된 시사회도 연이어 개최했다.

배급사인 CJ E&M 관계자는 “핵심 타깃인 가족 관객을 집중으로 한 시사회를 통해 영화의 콘셉트를 보다 정확하게 전달하는 데 주안점을 두었고 이는 관객들의 자발적인 바이럴 마케팅(입소문) 효과로 이어졌다”면서 “그 입소문이 2~3주차까지 이어져 개봉주보다 관람객이 더 많이 드는 효과를 낳았고 고가의 마케팅 없이도 흥행 돌풍의 원동력이 됐다”고 말했다.

현재 상영 중인 영화 ‘관능의 법칙’은 40대 여성들의 일과 사랑을 그린 만큼 동년배 여성 관객들을 주로 공략했다. 개봉 전 주부들을 대상으로 낮 시간대에 영화도 보고 커피 등을 제공하는 브런치 시사회를 열었고 엄마와 딸을 초청하는 모녀 시사회, 여성 커뮤니티 회원을 대상으로 한 시사회로 여성 영화임을 부각시켰다.

영화 홍보사 퍼스트룩의 강효미 실장은 “최근 영화에 대해 이해도가 높은 전문가들을 통해 대중에게 2차적으로 전달되는 효과가 있어 관계자와 관객이 함께하는 특별 시사회가 늘고 있다”면서 “영화의 콘셉트에 맞춘 이색 시사회는 영화의 재미와 메시지에 대한 입소문을 배가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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