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판 ‘국가대표’ 영화 ‘독수리 에디’ 휴 잭맨·태런 에저튼 내한

1988년 동계 올림픽 출전 실화
감독 “국가대표 참고… 수준 높아”
에저튼 “킹스맨만큼 사랑 부탁”


도전 정신이 빛났던 영국 스키 점프 선수의 실화를 그린 스포츠 영화 ‘독수리 에디’로 의기투합한 ‘킹스맨’ 태런 에저튼(왼쪽)과 ‘엑스맨’ 휴 잭맨이 7일 서울 여의도 IFC몰에서 열린 레드카펫 행사에서 환한 미소를 지으며 한국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br><br>연합뉴스
“2년 뒤 평창동계올림픽이 열리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직접 가서 보면 스키점프가 얼마나 웅장하고 흥분되는 스포츠인지 알 수 있을 거예요. 그런데 시각적으로는 우리 영화가 더 멋지고 실감날 것 같네요. 하하하.”(휴 잭맨)

“우리는 가장 높이, 가장 빨리, 가장 잘하지 못할 때가 많아요. 그럴 때도 좌절하지 않고 계속 도전하는 게 올림픽 정신이죠. 이기는 건 중요하지 않아요. ‘독수리 에디’는 그 정신을 보여 주는 작품입니다.”(덱스터 플레처)

다음달 7일 개봉하는 ‘영국판 국가대표’인 영화 ‘독수리 에디’를 알리기 위해 호주 출신 할리우드 스타 휴 잭맨이 한국을 찾았다. 그는 7일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호텔에서 덱스터 플레처 감독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었다.

‘독수리 에디’는 결과보다 과정의 아름다움을 보여 주는 영화다. 늦깎이에 무거운 몸무게, 저질 체력 등 장점보다 단점이 많았지만 불굴의 도전 정신과 타고난 배짱, 낙천적인 기질로 1988년 캘거리동계올림픽에서 영국 선수로는 처음으로 스키점프 종목에 출전했던 에디 에드워즈의 실화를 다뤘다. 대회 당시 붙여진 별명이 독수리(이글)였지만 훨훨 날지는 못했다. 천신만고 끝에 출전한 올림픽에서 꼴찌에 그쳤다. 하지만 그 누구보다 많은 환호를 받으며 전 세계적으로 화제가 됐다. 대회 폐막식에서 금메달리스트 대신 그의 이름이 언급되고 미국의 유명 토크쇼인 자니카슨쇼에 초대될 정도였다. 올림픽의 의의는 승리하는 데 있는 게 아니라 참가하는 데 있다는 올림픽 정신을 제대로 보여 줬기 때문이다.

휴 잭맨은 모두가 비웃고 말렸던 에디의 도전에 도움을 건넨 비운의 전직 스키점퍼 브론슨 피어리를 연기했다. 실제로는 에디에게 짧게 스쳤던 6~7명의 코치가 있었는데 이들을 하나로 응축한 캐릭터다. 휴 잭맨은 영국의 전설적인 록 밴드 크림 출신의 명드러머 진저 베이커를 토대로 캐릭터가 창조됐다고 귀띔했다. 10년 전부터 서울시 홍보대사를 맡고 있는 등 대표적 지한파 해외 스타인 그는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을 언급하며 한국에 대한 깨알 같은 지식을 자랑하기도 했다.

휴 잭맨은 에디가 꼴찌를 할 때 세계 신기록을 세우며 3관왕에 오른 핀란드의 전설적인 스키점퍼 마티 뉘케넨을 연기해 보고 싶다고 했다. “불과 21살에 모든 꿈을 이루고 대스타가 된 사람인데, 그의 나머지 30~40년 인생에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를 다뤄 보면 재미있는 작품이 될 것 같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덱스터 플레처 감독은 이 영화를 찍기 위해 같은 종목을 소재로 한 김용화 감독의 ‘국가대표’를 참고했다고 한다. 그는 “스키점프를 다룬 다른 영화를 찾아봤더니 ‘국가대표’가 유일했다”며 “무척 수준이 높고 굉장히 좋은 작품이었는데 한국말을 잘 몰랐지만 어느 정도 이해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 가지 주제를 서로 다른 문화에서 각기 다른 방식으로 풀어 나간다는 점에서 ‘독수리 에디’는 한국 영화 팬들에게 무척 흥미로운 작품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타이틀롤인 에디 역할을 맡은 태런 에저튼은 한국 도착이 늦어져 저녁 레드카펫 행사부터 한국 팬들과 함께했다. 그는 “스크린 데뷔작인 ‘킹스맨:시크릿 에이전트’가 지난해 한국에서 큰 인기를 얻어서 정말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며 “‘독수리 에디’의 주인공도 대단한 열정과 자신감을 갖고 있는 인물이다. 많은 사랑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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