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 영화 팬이라면 학수고대하는 연말연시가 다가오고 있다. 할리우드 SF 블록버스터들이 잇따라 스크린에 출격한다.

‘로그원: 스타워즈 스토리’
‘패신저스’
‘어쌔신 크리드’
가장 주목받고 있는 작품은 ‘로그원: 스타워즈 스토리’다. SF 클래식의 사상 첫 스핀오프(외전)로, 국내에서는 오는 28일 개봉한다. 지난해 10년 만에 새로 선보인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북미에서는 지난주 개봉해 첫 주말 전 세계에서 2억 9000만 달러를 벌어들이며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시리즈 중 가장 먼저 만들어진 ‘스타워즈: 새로운 희망’(1977)과 연계된 이야기가 펼쳐진다. 이 작품은 제국군의 행성 파괴 병기 데스스타의 설계도를 확보한 레아 공주 일행의 소형 우주 비행정이 제국군 주력 전함 스타디스트로이어에 쫓기는 장면으로 시작하는데, ‘로그원’은 이보다 앞서 반란군 부대원들이 설계도를 탈취하는 이야기를 다룬다. 스타워즈 세계관의 주축인 제다이 기사가 나오지 않는다는 점이 흥미롭다. 평범한 사람들이 대의를 위해 몸을 던져 희생한다는 점이 가슴을 먹먹하게 만들기도 한다.

스타워즈 시리즈는 한국에서 유독 ‘포스’를 발휘하지 못하는 편인데, ‘로그원’은 그 세계관에 익숙하지 않더라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작품이라 결과가 주목된다. 특유의 우주 전투를 비롯해 공중 전투, 지상 전투가 종합선물세트처럼 담겼다. ‘사랑에 관한 모든 것’(2014), ‘인페르노’(2016)로 영화팬들에게 눈도장을 찍은 펄리시티 존스가 데스스타를 개발한 과학자를 아버지로 둔 반란군 여전사로 나온다. 연기파 포리스트 휘터커와 마스 미켈센이 무게중심을 잡는다. 전쯔단이 동양인 최초로 스타워즈 시리즈에 합류했다. 중국 시장을 겨냥한 포석으로 보인다. 본 시리즈로 유명한 토니 길로이가 각본에 참여했다는 점도 눈에 띈다. ‘고질라’(2014)를 만든 개러스 에드워즈 감독이 연출했다.

내년 1월 4일 개봉하는 ‘패신저스’는 할리우드 대세 제니퍼 로런스와 크리스 프랫이 처음으로 전격 내한해 홍보전을 펼친 블록버스터다. 개척 행성으로 이주하려는 5258명이 120년 예정으로 동면에 들어간 우주선 아발론호에서 두 남녀가 1년 간격으로 남들보다 90년 일찍 깨어나며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무인도에서의 휴가 같은 삶에 익숙해지려는 찰나 우주선에 문제가 발생하며 두 사람은 위기를 맞는다. 한국에서는 1000만 관객의 ‘인터스텔라’(2014)를 비롯해 ‘그래비티’(2013), ‘마션’(2015) 등 화려한 우주 전투보다 휴머니티를 강조한 SF 작품이 큰 사랑을 받고 있기 때문에 ‘패신저스’가 특히 기대를 모은다. ‘닥터 스트레인지’(2016)와 ‘프로메테우스’(2012)의 각본에 참여했던 존 스파이츠가 시나리오를 쓰고 ‘이미테이션 게임’(2014)의 모르텐 튈둠이 메가폰을 잡았다.

한국 팬들을 위해 일찌감치 라이브 화상 기자회견을 연 ‘어쌔신 크리드’는 1월 11일 스크린에 걸린다. 인기 게임을 스크린으로 옮긴, 판타지 액션물에 가까운 SF다. ‘매트릭스’(1999)와 ‘인셉션’(2010), ‘소스코드’(2011)처럼 가상과 현실을 구분하기 힘든 설정이 눈길을 끈다. ‘매트릭스’와 ‘인셉션’이 꿈, ‘소스코드’가 기억에서 가상현실을 빚어낸다면 ‘어쌔신 크리드’는 유전자(DNA)가 그 역할을 한다. 한 사형수가 베일에 싸인 조직의 최첨단 기술을 통해 DNA에 대대로 축적된 기억을 되살리는 과정에서 중세 시대 암살자로 살았던 선대의 모험을 체험하게 된다. 마이클 패스벤더와 마리옹 코티야르, 저스틴 커젤 감독이 지난해 ‘맥베스’에 이어 다시 한번 의기투합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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