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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티 폐허 속 재기위한 힘겨운 노력

아이티 폐허 속 재기위한 힘겨운 노력

입력 2010-01-20 00:00
업데이트 2010-01-20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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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일(현지시간) 오후 아이티 강진 현장 중 한 곳인 포르토프랭스 시내 동남쪽 델마스 지역.폭삭 내려앉은 3층 건물,45도로 기운 주택,공터마다 들어선 이재민 천막,구호물품 배급을 기다리며 온종일 대기 중인 긴 행렬들….

 쑥대밭으로 변해버린 동네를 둘러보던 현지진출 한국업체 ESD의 직원들은 안타까움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이들은 지진발생 다음 날인 13일 도미니카로 철수했다가 이날 구호품을 마련해 다시 포르토프랭스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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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아이티 수도 포르토프랭스에서 남성들이 최근 지진으로 무너진 상점의 물건을 약탈하는 가운데 마네킹이 건물 더미 위에 우두커니 세워져 있다. 유엔은 이날 아이티 치안 강화와 지진 희생자들에게 절박한 구호를 보장하기 위해 3천500명의 병력 추가를 만장일치로 결정했다. 연합뉴스
9일 아이티 수도 포르토프랭스에서 남성들이 최근 지진으로 무너진 상점의 물건을 약탈하는 가운데 마네킹이 건물 더미 위에 우두커니 세워져 있다. 유엔은 이날 아이티 치안 강화와 지진 희생자들에게 절박한 구호를 보장하기 위해 3천500명의 병력 추가를 만장일치로 결정했다.
연합뉴스


 방역 마스크를 쓰고 현장을 점검하던 한 직원은 “희생자들이나 가족을 잃은 분들을 생각한다면 마스크가 사치같다”면서 악취에도 불구하고 끝내 마스크를 벗었다.

 지진 피해가 컸던 델마스 지역을 시작으로 공항인근 솔레이시티까지 반나절 동안 둘러본 포르토프랭스 곳곳에는 혈육을 잃은 슬픔과 아픔을 뒤로한 채 살아남은 자들의 재기를 위한 힘겨운 노력이 움트고 있었다.

 시커먼 매연과 먼지 그리고 악취로 가득 찬 거리 곳곳에는 특별한 장비도 없이 시멘트 더미를 뒤지는 시민에서부터 쑥 비슷한 풀로 코를 막으며 악취를 쫓는 시민 그리고 여진이 두려워 집 밖에 머문 주민 등 다양한 표정 속에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한 몸짓이 이어졌다.

 시내 분위기도 나름대로 정상으로 돌아가기 위한 시동이 계속됐다.오랜만에 문을 연 주유소에는 가스를 주입하려는 차량들로 가득했고,기름을 구입하려는 시민들도 장사진을 이뤘다.

 시내 주요 도로는 운행을 재개한 차량들로 온종일 극심한 정체를 빚는 가운데 유엔소속 군인들이 탑승한 장갑차와 지프가 곳곳을 순찰하며 치안유지에 나섰다.동시에 시내 미국대사관 앞에는 미국 비자를 받아 출국하려는 1천여명의 시민들이 몰려 미군들이 특별 경계에 돌입하기도 했다.

 인접국가인 도미니카와 아이티로 통하는 국경도시인 히마니 또한 북새통을 방불케 했다.도미니카의 수도인 산토도밍고에서 새벽 5시부터 6시간을 달려 도착한 히마니에는 아이티에서 나오는 난민들이 탑승한 고속버스와 구호단체 관계자들이 탑승한 승용차들이 끝없이 이어졌고,도미니카 쪽에서도 구호물품을 실은 대형트럭들과 각국 취재진 탑승 차량이 계속됐다.

 다만 도미니카 정부는 아이티로 출국하는 자국민들에게 전염병 등 각종 질병 예방접종을 하고 있었고,아이티 군경은 비상방역 마스크를 쓴 채 근무에 열중해 방역문제가 시급한 과제로 대두됐음을 보여줬다.

 기자가 국경인 히마니에 도착해 특별한 입국절차 없이 철망으로 된 국경을 넘어 입국한 것은 행정력 마비상태인 아이티 정부의 현주소를 단적으로 보여줬다.

 하지만 아이티 정부를 대신한 각국의 구조,구호 지원노력은 이날도 계속됐다.한국의 119구조대를 비롯한 각국 구조대는 몬태나 호텔 붕괴 현장 등에서 생존자를 찾기위한 수색활동을 계속했고,미군 당국도 이재민들에게 비상식량과 생수를 직접 배분하며 주민들의 굶주림을 덜기위한 노력을 이어갔다.

 이런 가운데 19일 밤에는 지진발생 후 처음으로 한줄기 소나기가 내려 슬픔과 더위에 지친 시민들을 위로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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