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더사이드’로 여아 1억명 사라져

‘젠더사이드’로 여아 1억명 사라져

입력 2010-03-06 00:00
수정 2010-03-07 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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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인도 등의 남아선호현상으로 1억명의 여아들이 낙태 등 ‘젠더사이드(Gendercide. 여성에 대한 조직적인 살해)’를 당했다고 영국 주간 경제지 이코노미스트가 보도했다.

이 잡지는 최근호 ‘젠더사이드’라는 제목의 커버스토리에서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인도의 아마르티아 센은 1990년 살인과 낙태, 방치 등으로 사라진 여아를 1억명으로 잡았다”면서 “그 수는 지금 더욱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에서 1980년대 후반에 태어난 세대의 성비는 여아 100명당 남아 108명이었다.

그러나 2000년대 초에 태어난 세대의 경우 여아 100명 당 남아 124명이다. 일부 지방에서는 남아의 수가 130명에 육박하고 있다.

중국이 가장 심각하지만 대만, 싱가포르 같은 동아시아 국가를 비롯해 아르메니아, 아제르바이잔, 그루지야, 보스니아 등이 남아선호현상이 뿌리깊은 지역으로 꼽히고 있다.

젠더사이드는 거의 모든 대륙에 걸쳐 빈부, 교육 수준, 종교와 상관없이 자행되고 있다.

이 잡지는 “1990년대 한국도 중국 만큼이나 편파적인 성비를 보였다”면서 “그러나 지금은 정상 수준을 향해 다가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국이 의도적으로 이를 바꿨다기 보다는 한국의 문화적 변화가 이를 몰고 왔다고 이 잡지는 풀이했다.

여성 교육 확대, 차별금지 소송, 성차별 판결 등이 남아선호현상을 구시대적이고 불필요한 것으로 바꿔 버렸다는 것이다.

이코노미스트는 “그러나 이는 한국이 부유해지면서 벌어진 일”이라며 “소득이 한국의 4분의1과 10분의1에 불과한 중국이나 인도가 부유해질 때까지 기다리려면 너무 오래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이 잡지는 “각국은 여성 교육을 독려하고 딸이 재산을 물려받지 못하게 하는 법과 관습을 없애고 모든 분야에서 여성들이 참여하도록 하는 등 여아의 가치를 높일 필요가 있다”며 “중국은 성비를 크게 왜곡시키는 1자녀 정책을 철폐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잡지는 끝으로 ‘여성이 하늘의 절반을 떠받치고 있다’는 마오쩌둥의 말을 인용해 “하늘을 무너뜨릴 수도 있는 젠더사이드를 막기위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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