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자와, 검찰심사회 기소의결로 위기

오자와, 검찰심사회 기소의결로 위기

입력 2010-04-27 00:00
업데이트 2010-04-27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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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토야마도 후폭풍…日 정치권 ‘요동’

일본 정계 최고의 실력자인 오자와 이치로(小澤一郞) 민주당 간사장이 시민으로 구성된 검찰심사회의 ‘기소상당’ 의결로 다시 정치적.법적 위기를 맞았다.

 일반 시민으로 구성된 도쿄지검 제5검찰심사위는 27일 정치자금관리단체의 4억엔대 토지구입을 둘러싼 오자와 간사장의 정치자금 의혹과 관련,도쿄지검 특수부가 혐의불충분으로 불기소처분한 데 대한 심사에서 ‘오자와 간사장을 기소해야 한다’고 의결했다.

 이에 따라 도쿄지검 특수부의 오자와 간사장에 대한 재수사가 불가피해졌으며 다시 특수부가 오자와 간사장을 불기소해도 검찰심사회가 기소를 의결하면 자동적으로 법원은 변호사를 선임해 강제기소해야 한다.

 검찰심사회의 기소 의결로 오자와 간사장은 법적 추궁을 계속 받게 됐고 정치생명에도 결정적 위기를 맞았다.

 오자와 간사장의 정치적 위기는 민주당 정권을 뿌리째 흔들 수 있는 ‘뇌관’이다.그가 중.참의원 150여명을 거느린 정계의 최고 실세이자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총리의 후원자이기 때문이다.

 ◇ “오자와 불기소 용인 불가”=검찰심사회는 도쿄지검 특수부가 오자와 간사장을 불기소 처분한데 대해 “(정치자금 관리와 기재를) 비서에게 맡겼다고 얘기하지만 정치가 본인이 책임을 지지않아도 되는 것인지 시민 눈높이에서 용인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검찰심사회는 법적인 부문만을 따져 유죄와 무죄를 판단하는 검찰 입장이 아닌 시민의 상식에 비춰봤을때 오자와 간사장에게 책임이 없다는 것은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는 오자와 간사장의 정치자금관리단체인 리쿠잔카이(陸山會)가 2004년 10월 오자와 간사장으로부터 4억엔을 빌려 도쿄시내 택지를 구입하면서 이를 정치자금수지보고서에 기재하지 않은 정치자금규정법위반(허위기재.기재누락)과 관련,도쿄지검 특수부가 전.현직 비서 3명만 기소하고 오자와 간사장은 불기소한데 대한 의견이다.

 지난 2월초 검찰 수사가 마무리됐지만 4억엔의 출처도 제대로 파내지 못하고 비서들에 대한 감독책임까지 인정하지 않은 것은 문제가 있다는 여론의 비판이 끊이지 않았고 검찰심사회도 이런 의견을 수용해 재수사를 요구한 것이다.

 도쿄지검 특수부가 재수사에서 오자와 간사장을 기소하지 않을 경우 검찰심사회가 다시 기소를 의결하면 오자와 간사장은 법원에 의해 강제기소되는 절차를 밟는다.

 ◇ 오자와 정치생명 위기=검찰심사회의 기소 의결로 오자와 간사장은 당장 거취를 고민해야하는 위기에 몰렸다.

 2월 수사결과 발표 이후 여론은 이미 오자와 간사장이 민주당 간사장 직뿐 아니라 의원직도 내놓아야 한다고 압박하고 있다.특히 간사장직을 사임해야 한다는 여론은 70%가 넘고 있다.

 오자와 간사장은 간사장직을 계속 유지하겠다는 입장이지만 검찰의 재수사를 받고 기소될 가능성이 있는 상황에서 계속 버티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자신의 정치자금 문제 때문에 민주당 지지율이 계속 추락하고 있는 것도 부담이다.

 오자와 간사장은 작년 3월 민주당 대표 당시 니시마쓰(西松)건설로부터 비서가 불법정치자금을 받은 것이 드러나 기소되자 당 대표직을 사임했으나 8.30 총선에서 선거를 총지휘해 대승함으로써 화려하게 부활할 수 있었다.

 따라서 이번에도 버티기를 계속하면서 여름 참의원 선거를 승리로 이끌어 재기를 모색할 가능성이 크다.하지만 내각지지율이 작년 9월 출범 당시 70%대에서 20%대로 급전직하해 선거 승리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또 검찰의 재수사나 검찰심사회의 또 한번의 ‘기소결의’ 등으로 사법처리될 경우 정치적 입지는 더욱 좁아질 수 밖에 없다.민주당 내에서도 배척당할 가능성이 크다.

 ◇ 하토야마도 위기..리더십 붕괴 가속=오자와 간사장에 대한 검찰심사회의 ‘기소의결’은 하토야마 총리에게도 심각한 악재다.

 하토야마 총리 역시 정치자금 문제로 곤경에 처해있기 때문이다.하토야마 총리는 정치자금관리단체인 우애정경간화회(友愛政經懇話會)가 모친으로부터 10억엔의 정치자금을 받고 정치자금보고서에 허위기재한 사건과 관련,검찰심사회로부터 지난 26일 ‘불기소가 타당하다’는 면죄부를 받았지만 정치적 부담은 벗지 못하고 있다.

 자신의 정치자금관리단체가 모친으로부터 정치자금을 받은 것과 관련,하토야마 총리가 진술서에서 ‘전혀 몰랐다’고 밝힌 데 대해 검찰심사회는 “국민정서에 비춰볼 때 총리의 일방적 변명에 의문을 던지는 목소리가 적지않다”라고 비판했다.

 하토야마 총리에게는 자신과 함께 민주당 정권의 한 축을 떠받치고 있는 정치적 후원자인 오자와 간사장의 정치적 입지 붕괴도 큰 손실이다.자신의 정치적 입지의 축소로 연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토야마 총리 혼자의 힘으로는 5월말로 시한이 임박한 후텐마(普天間)비행장 이전 문제 해결과 7월 참의원 선거라는 장애물을 넘기 벅차다.

 결국 오자와 간사장에 대한 재수사와 오자와 간사장의 향후 거취는 민주당 정권을 포함한 정치권은 물론 국정 전반에 엄청난 소용돌이를 몰고올 가능성이 크다.

 도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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