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평화 지르가’ 테러기도 속 개막

아프간 ‘평화 지르가’ 테러기도 속 개막

입력 2010-06-02 00:00
업데이트 2010-06-02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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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년째 지속되고 있는 아프가니스탄 전쟁을 탈레반과의 화해를 통해 종식시키기 위한 ‘평화 지르가(부족장회의)’가 2일 카불에서 막을 올렸다.

 그러나 탈레반의 불참 속에 치러진 이번 회의가 ‘반쪽 짜리’ 대회로 전락할 것이라는 우려와 함께,개막 직후 탈레반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산발적인 테러 기도로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은 이날 카불 외곽에 마련된 대형 천막에서 아프간 전역의 부족원로와 종교 지도자,중앙 및 지역 의원 등 1천6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개회를 선언했다.

 2001년 미국에 의해 탈레반 정권이 붕괴된 이후 3번째로 열리는 이번 평화 지르가는 탈레반과의 화해를 통한 전쟁 종식의 해법을 모색한다.

 특히 회의 참가자들은 하미드 카르자이 대통령의 아프간 정부가 마련한 대탈레반 화해안을 현실화하기 위한 해법을 논의한다.

 실제로 카르자이는 투항하는 탈레반 대원의 사회적응을 돕고 경제적 인센티브 제공 계획을 마련했으며 미국을 비롯한 서방으로부터 이에 필요한 경제적 지원도 약속받았다.

 카르자이 대통령은 개막 연설을 통해 자신이 마련한 평화안에 대한 정당성 부여와 지지를 호소했으며,탈레반에게 무기를 버리고 투항할 것을 권고했다.

 그는 “군사적인 위협 때문에 아프간을 떠난 탈레반이 있다면 돌아오라.정부는 그들이 시민의 삶을 되찾도록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그러나 정부는 민간인을 공격하는 무장세력은 용서치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번 회의가 탈레반과 그 지지세력이 불참한 가운데 ‘반쪽’으로 전락한 만큼,그 영향도 제한적일 것이라는 우려가 적지 않다.

 작년 대선에서 카르자이와 격돌했던 압둘라 압둘라도 “이번 지르가는 우리를 평화 근처로도 이끌지 못할 것이다.회의 의제는 국민에게 알려지지 않았다.참가자들도 대표성이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아프간 정부는 탈레반 지도부를 이번 회의에 공식 초청하지 않았다.

 탈레반이 평화 논의의 전제 조건으로 13만명에 이르는 외국군의 무조건적인 철수를 요구해왔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탈레반은 이번 회의를 카르자이 정부의 관제 행사로 비하하면서,회의 참가자들에게 복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탈레반은 전날 성명을 통해 “외국 침략군과 그들의 대리인들은 이번 지르가를 자신들이 아프간을 대표하는 기구로 보이도록 만드는 선전에만 열중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성명은 또 “지르가 참석자들은 모두 침략자와 실권이 없는 꼭두각시 정부의 연대 세력이며,지금 아프간이 겪는 비극의 원천”이라면서 “지르가 참가자들에 죽음의 형벌을 내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탈레반의 경고 속에 아프간 정부는 행사 진행 방해를 목적으로 한 테러에 대비해 행사장 주변에 1만2천명의 경비 병력을 배치했다.

 그러나 개막선언 직후 행사장 근처에서는 탈레반의 테러 기도로 추정되는 자살폭탄 테러와 로켓포 발사 등이 잇따라 긴장감을 고조시켰다.

 경찰은 행사장 진입을 시도하던 괴한이 자살 폭탄을 감행했다고 밝혔으나 사상자 발생 여부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카르자이는 개막 연설 도중에 들린 폭발음에 참가자들이 불안해하자 “모두들 앉으라,아무 일도 벌어지지 않을 것이다.나는 이런 일에 익숙해졌다.모두가 이런 일에 익숙해졌다”며 좌중을 안심시킨 뒤 연설을 마쳤다.

 뉴델리=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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