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톈안먼 21주년’…홍콩서 대규모 촛불집회

‘톈안먼 21주년’…홍콩서 대규모 촛불집회

입력 2010-06-04 00:00
수정 2010-06-04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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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톈안먼 재평가’ 요구中 ‘침묵모드’

중국 ‘민주화 운동’의 상징인 텐안먼(天安門) 사태 반발 21주년을 맞은 4일 홍콩에서는 추모열기가 뜨겁게 달아 오르고 있다.

 ‘중국의 애국주의적 민주화 운동을 지지하는 홍콩 연대’(支聯會.지련회)는 이날 밤 홍콩섬에 위치한 빅토리아공원에서 톈안먼 사태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한 대규모 촛불집회를 열 계획이다.

 촛불집회 참석자들은 톈안먼 사태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중국 정부에 대해 톈안먼 민주화운동에 대한 재평가와 복권을 요구할 방침이다.

 지련회측은 이날 촛불집회에 지난해에 못지 않은 시민들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 톈안먼 사태 20주년을 맞아 같은 장소에서 열린 추모 집회에는 무려 15만명(경찰추산 6만2천800명)의 시민이 참여한 바 있다.

 홍콩 시민들은 1989년 톈안먼 사태가 발생한 뒤 1990년부터 매년 6월 4일이면 어김없이 빅토리아 공원에서 촛불집회를 개최하면서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있다.

 지련회측은 이번 촛불집회를 앞두고 톈안먼 민주화 운동 정신을 기리기 위해 제작한 ‘민주여신상’ 2점을 지난 1일 밤 빅토리아 파크에 전시했다.

 중문대 학생회측도 별도로 제작한 민주여신상을 4일 밤 촛불집회 후 교정에 설치할 예정이지만 학교측이 ‘정치적 중립’을 이유로 반대하고 있어 민주여신상 설치 과정에서 양측간 물리적 충돌이 예상된다.

 텐안먼 민주화 운동 당시 연좌시위를 벌이던 중국의 대학생들은 톈안먼 광장에 민주여신상을 세운 바 있다.

 이처럼 홍콩에서는 톈안먼 사태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한 열기가 고조되고 있는 반면,톈안먼 민주화 운동의 진원지인 베이징을 비롯한 중국 대부분의 도시에서는 톈안먼 사태와 관련한 아무런 행사도 계획돼 있지 않다.

 앞서 중국 정부는 지난 2일 톈안먼 사태에 대한 공산당과 정부의 평가는 변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장위(姜瑜)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톈안먼 사태 재평가 문제에 대한 질문을 받고 “기자가 제기한 정치적 풍파와 관련된 모든 문제에 대해 이미 명확한 결론이 내려졌다”고 말했다.

 장 대변인의 이 같은 발언은 톈안먼 사태에 재한 재평가 요구를 일축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중국 정부는 톈안먼 사태를 ‘반혁명 소요사태’로 규정하고 있다.

 이에 앞서 톈안먼 사태로 자녀를 잃은 부모들이 만든 ‘톈안먼 어머니회’는 지난 2일 128명의 회원 명의로 중국 정부에 공개서한을 보내 톈안먼 사태 진상 규명을 위한 공식적인 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중국 공안은 비극의 현장인 톈안먼 광장에서 평소보다 많은 공안을 배치해 삼엄한 경비를 펼치는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톈안먼 사태는 1989년 6월 4일 중국의 대학생과 시민 100만여명이 톈안먼 광장에서 민주화를 요구하며 연좌시위를 벌이다 탱크를 앞세운 당국의 무력진압으로 수백명이 목숨을 잃은 사건을 말한다.

 홍콩=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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