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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P CEO, ‘성희롱 의혹’ 속 낙마

HP CEO, ‘성희롱 의혹’ 속 낙마

입력 2010-08-07 00:00
업데이트 2010-08-07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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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의 컴퓨터 제조업체 휴렛팩커드(HP)의 최고 경영자(CEO) 마크 허드(53)가 6일(현지시각) 성희롱과 회계 보고서 조작 등의 추문으로 낙마했다.

 HP는 한때 회사의 마케팅을 대행했던 한 업체 여성 대표로부터 허드에게 성희롱을 당했다는 취지의 서신을 받고 조사를 진행,허드가 이 여성과의 관계를 감추기 위해 지출 내역 보고서와 회계 보고서 등을 허위 기재한 사실을 밝혀냈다.

 이를 근거로 HP는 허드가 회사의 성희롱 관련 정책을 위반한 것은 아니지만 경영 관행에 어긋나는 행동을 했다고 결론 내고 그를 사임시키기로 했다.

 HP의 법무 자문위원인 마이클 홀스턴은 ‘관계’를 숨기기 위해 허위 회계 보고서를 제출한 “조직적인 패턴(systematic pattern)”이 있었음을 감안할 때 이사회는 허드가 더 이상 CEO직을 유지할 수 없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소개했다.

 홀스턴은 또 “(허드를 사임시키는) 결정을 내리도록 만든 사실 관계는 진실성.신뢰.정직성과 관련이 있었다”고 전했다.

 이 문제에 정통한 익명의 제보자에 따르면 투서를 한 여성은 지난 2007~2009년 허드가 참석한 10여개 행사의 진행을 맡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허드가 허위 청구한 것으로 의심되는 비용은 최소 1천달러에서 최대 2만달러 수준이며,대부분 여행 및 숙식 관련 비용이라고 이 제보자는 전했다.

 허드는 사임 성명을 통해 “HP에서 내가 지켜온 기준과 신뢰의 원칙,존경과 진실성 등에 부응하지 못한 사례들이 있음을 알게 됐다”며 “HP에서 계속 유능한 리더로 남아있기 어렵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런 와중에 허드의 성희롱 문제를 제기한 여성은 이날 자신의 변호사를 통해 허드와 신체적 접촉이나 ‘친밀한 성적 관계’는 갖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허드는 2005년 4월 회장 및 이사회 구성원을 겸하는 CEO 자격으로 화려하게 HP에 입성한 데 이어 2006년 9월 이사회 의장직에까지 올라섰다.그가 CEO로 재임한 5년간 HP는 주가가 2배로 뛴 가운데 컴퓨터 제조 업계의 선두주자 자리를 유지해왔다.

 추문 속에 사임하지만 그는 1천220만 달러의 퇴직금에 더해 1천600만 달러 상당의 HP 주식(약 35만주)과 HP 주식을 77만5천주까지 살 수 있는 옵션 등을 받을 예정이다.

 CEO가 물러나는 파문 속에 금요일인 이날 뉴욕증시에서 46.3달러로 마감됐던 HP의 주가는 시간외 거래에서 9.7%가 빠지면서 41.85달러로 떨어졌다.

 한편 CEO 자리가 공석이 되자 HP는 24년간 재직한 최고재무책임자(CFO) 캐시 레스잭(51)을 임시 CEO로 지명했다.이와 관련,HP는 이사회가 (CEO 선발) 위원회를 구성,후임 CEO를 물색할 것이라고 전했다.

 샌프란시스코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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