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선원들, 옷 벗어주며 오양호 선원 구조

뉴질랜드 선원들, 옷 벗어주며 오양호 선원 구조

입력 2010-08-20 00:00
업데이트 2010-08-20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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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8일 새벽 뉴질랜드 인근 공해상에서 조업 중 침몰한 한국어선 오양 70호에 타고 있던 선원들을 구조한 뉴질랜드 선원들이 입고 있던 자신들의 옷가지들까지 벗어주며 차가운 겨울 바다에서 얼어붙은 사고 선원들의 몸을 녹여준 것으로 밝혀졌다.

 뉴질랜드 언론에 따르면 오양 70호의 침몰사고 현장에 제일 먼저 도착해 물에 빠진 선원들을 구조한 뉴질랜드 어선 아말탈 아틀란티스 호 소속회사의 토니 해즐릿 사장은 20일 구조된 선원들과 구조의 손길을 뻗쳤던 뉴질랜드 선원들 사이에 끈끈한 유대감이 흐르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며 그같이 밝혔다.

 오양 70호는 지난 18일 새벽 4시 30분쯤 뉴질랜드 남섬 인근 공해상에서 조업 중 전복된 후 10여 분만에 침몰해 이 배에 타고 있던 한국,인도네시아,필리핀,중국 출신 등 선원 51명 가운데 45명은 아틀란티스 호에 의해 구조됐으나 인도네시아 선원 3명은 숨지고,한국인 선장 등 3명은 실종됐다.

 뉴질랜드 구조 당국은 실종된 3명이 숨진 것으로 보고 있다.

 해즐릿 사장은 이날 새벽 아틀란티스 호가 크라이스트처치 부근 리틀턴 항에 도착했을 때 구조된 선원들 모두가 배에서 내릴 때 구조한 선원들을 일일이 끌어안으며 고마워했다고 말했다.

 그는 45명의 선원들이 구명뗏목에 달라붙어 있다 아틀란티스 호 갑판위로 끌어올려졌다면서 “구조작업은 놀라울 정도로 잘 이루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구조된 사람들 가운데 일부는 분명히 뉴질랜드 선원들이 아니었다면 목숨을 잃었을 것이라며 “아틀란티스 호가 오양호에서 구조신호를 보낼 때 단 9 해리 떨어진 곳에 있었다는 게 더 없는 행운”이라고 말했다.

 그는 구조신호를 받은 지 45분 만에 아틀란티스 호가 사고 현장에 도착했다며 “내가 의사는 아니지만 수온이 섭씨 7도 정도 되는 바다 속에서 아틀란티스 호가 현장에 도착하는 데 걸리는 시간 동안 있게 되면 상당한 고통을 받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아틀란티스 호 선원들이 오양 70호 선원들을 구조한 뒤 몸을 문질러 따뜻하게 해주고 심지어 자신들의 옷가지까지 벗어 입혀주면서 몸을 녹여주었다고 말했다.

 그는 “구조된 선원들이 리틀턴 항에 도착해 배에서 내리는 모습을 유심히 지켜보았다.”면서 “배에서 내리는 오양호 선원들은 아틀란티스 호 선원들이 늘어서서 만든 터널을 뚫고 빠져 나오며 모두가 일일이 포옹을 나누었다.”고 소개했다.

 그는 “그 모습을 보자 우리 선원들이 구조된 선원들과 강한 유대감을 맺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고,구조된 사람들도 다시 땅을 밟는다는 기쁨으로 충만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날 아틀란티스 호가 리틀턴 항에 도착할 때 간단한 의식을 이끌었던 닐 스트레쳐스 목사도 아틀란티스 호 선원들이 대단히 위험한 구조작업을 아주 잘 해주었다며 45명의 생명을 구한 것은 ‘기적 그 자체’라고 강조했다.

 오양호를 임대하고 있는 한국계 회사의 한 직원도 구조된 선원들이 모두 건강하고 잘 적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뉴질랜드 언론들은 뉴질랜드 당국이 오양호 침몰사건을 조사하면서 수중에 가라앉은 배를 촬영해야하는 경우 경비가 최소한 100만 달러 정도 소요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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