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페이지

60대 할머니 용기가 총기난사 추가 희생 막았다

60대 할머니 용기가 총기난사 추가 희생 막았다

입력 2011-01-11 00:00
업데이트 2011-01-11 00:56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애리조나 총성 이모저모

주말 미국을 경악시킨 애리조나 총기난사 사건은 용의자 제러드 리 러프너(22)의 사전 계획된 단독 범행쪽으로 기울고 있다. 미 연방수사국(FBI) 등 수사당국은 10일 ‘정신이상증세’를 보이고 있는 러프너가 가브리엘 기퍼즈 연방 하원의원을 살해대상으로 정하고 사전에 범행을 계획해 왔다는 증거들을 찾아냈다.

사건 희생자들에 대한 애도 물결이 확산되고,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모든 관공서에 조기를 게양토록 한 가운데, 수사당국은 다른 반정부단체나 극우단체가 개입했을 개연성은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렇지만 러프너가 백인우월주의단체 ‘신세기재단’이 펴내는 잡지 ‘아메리칸 르네상스’ 웹사이트에 여러 차례 글을 올린 것으로 확인돼 연관 가능성을 조사중이다.



이미지 확대
“일어나요, 기퍼즈”  9일(현지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의 주민들이 전날 총격을 받고 중태에 빠진 가브리엘 기퍼즈 하원의원 사무실 밖에 모여 비통한 표정으로 기퍼즈 의원의 쾌유를 빌고 있다. 투손 AP 연합뉴스
“일어나요, 기퍼즈”
9일(현지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의 주민들이 전날 총격을 받고 중태에 빠진 가브리엘 기퍼즈 하원의원 사무실 밖에 모여 비통한 표정으로 기퍼즈 의원의 쾌유를 빌고 있다.
투손 AP 연합뉴스




●“단독범행 추정”…극우매체 연관성 조사

연방수사당국의 조사기록에 따르면 투산의 러프너 집에 있는 금고에서 그의 서명과 함께 ‘나의 암살’, ‘사전에 계획했다.’, ‘기퍼즈’라고 휘갈겨 쓴 봉투가 발견됐다. 기퍼즈 의원에 대한 사전 암살 계획 가능성을 뒷받침한다. 금고에서는 2007년 기퍼즈 의원실이 이번 사건이 발생했던 것과 같은 유권자 행사에 참석했던 러프너에게 보낸 감사 편지도 발견됐다. 러프너가 수년째 기퍼즈 의원을 주목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건의 공범으로 추정됐던 50대 남자는 러프너를 사건 당일 세이프웨이까지 태워다준 택시 기사로 확인됐다.

이미지 확대
세라 페일린 전 알래스카 주지사가 소총을 겨누고 있는 과거의 한 사진이 지난 주말 미국 애리조나 총기 난사 사건으로 미국 정치권의 ‘독설 문화’와 관련해 새삼 화제가 됐다. 피격당한 가브리엘 기퍼즈 하원의원 등 건강보험개혁법안 지지 민주당 의원들의 지역구 지도를 사격 타깃을 연상시키는 십자선 과녁 모양으로 자신의 페이스 북에 게재했던 페일린 전 주지사는 ‘막말 논쟁’의 중심에 서게 됐다. 워드프레스닷컴 홈페이지
세라 페일린 전 알래스카 주지사가 소총을 겨누고 있는 과거의 한 사진이 지난 주말 미국 애리조나 총기 난사 사건으로 미국 정치권의 ‘독설 문화’와 관련해 새삼 화제가 됐다. 피격당한 가브리엘 기퍼즈 하원의원 등 건강보험개혁법안 지지 민주당 의원들의 지역구 지도를 사격 타깃을 연상시키는 십자선 과녁 모양으로 자신의 페이스 북에 게재했던 페일린 전 주지사는 ‘막말 논쟁’의 중심에 서게 됐다.
워드프레스닷컴 홈페이지
9살짜리 소녀와 존 롤 연방판사 등 6명이 숨지고 기퍼즈 의원등 14명이 다친 이번 사건의 용의자 러프너는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몇년새 급격하게 성격이 바뀌었다고 미 언론들이 러프너의 고교와 2년제 커뮤니티칼리지 동료들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러프너는 2007년부터 피마 커뮤니티 칼리지를 다니면서 교실과 도서관에서 말썽을 피워 5차례나 교내 경찰과 언쟁을 벌인 끝에 지난해 9월 교칙 위반으로 정학 처분을 받았다. 워싱턴포스트 등은 대학 동급생들의 말을 인용해 러프너가 정신적으로 불안정한 징후들을 보였으며, 2008년 육군에 지원했다 약물 문제로 떨어졌다고 전했다.

상·하원 의원들의 신변 경호에 비상이 걸렸다. 존 베이너 하원의장은 9일 상·하원 의원과 가족, 의원 보좌관들과 전화회의를 갖고 신변 경호 대책에 대해 논의했다.

●상·하원의원 경호 비상

한편 할머니와 할아버지 등 용감한 4명의 시민들이 위험을 무릅쓰고 용의자 러프너를 제압한 덕택에 총기 난사 사건 피해는 더 커지지 않았다. 10일 ABC방송에 따르면 사건 당일 권총에 장전돼 있던 실탄 31발을 다 쏜 뒤 총알을 다시 장전하려는 러프너를 현장에 있던 61세의 패트리샤 마이시(여)와 74세의 빌 배저 등 남성 3명이 달려들어 쓰러뜨렸다. 3명의 남자들이 러프너를 제압한 사이 61세의 패트리샤는 용의자로부터 새 탄창을 빼앗아 추가 피해를 막았다는 것이다. 패트리샤는 인터뷰에서 “범인이 주머니에서 탄창을 꺼내기에 그 탄창을 붙잡았다.”고 말했다.

워싱턴 김균미특파원 kmkim@seoul.co.kr
2011-01-11 19면

많이 본 뉴스

국민연금 개혁 당신의 선택은?
국민연금 개혁 논의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 산하 공론화위원회는 현재의 보험료율(9%), 소득대체율(40%)을 개선하는 2가지 안을 냈는데요. 당신의 생각은?
보험료율 13%, 소득대체율 50%로 각각 인상(소득보장안)
보험료율 12%로 인상, 소득대체율 40%로 유지(재정안정안)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