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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안보·경제·인권 원칙고수… 실추된 對中외교 위상 살리기

美, 안보·경제·인권 원칙고수… 실추된 對中외교 위상 살리기

입력 2011-01-20 00:00
업데이트 2011-01-20 0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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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강경발언 배경 뭘까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의 발 앞에 차려 놓은 워싱턴의 레드카펫에는 ‘인권’이라는 지뢰가 담겨 있었다. 주요 2개국(G2)의 한 축으로 떠오른 중국의 정상을 ‘안방’으로 불러들인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그를 환영한다며 마련한 공식 환영식에서 그가 가장 아파하는 상처를 대단히 건조한 표정으로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건드렸다.

이날 환영식은 CNN 등 미국 주요 방송을 통해 전 세계에 생중계됐다. 14년 만의 국빈 방문이라는 미국의 성대한 환영에 한껏 고무됐던 후 주석으로서는 미국 방문 반나절 만에 전 세계가 지켜보는 가운데 상상도 하기 힘든 일격을 맞은 셈이다.

미국 언론들이 어느 정도는 예상했던 오바마의 강수였으나, 막상 오바마의 일성은 그 누구의 예상도 뛰어넘을 정도로 강도가 높았다.

미국의 강공은 일정 부분 예고돼 있었다. 로버트 기브스 백악관 대변인은 “이번 회담은 기나긴 여정”이라고 했다. 사실상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기를 원하는 중국을 견제하는 동시에 G2라는 위상에 걸맞은 국제사회에서의 역할 수행을 주문할 것임을 예고한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유에스에이 투데이는 오바마 대통령이 정상회담에서 중국 인권의 상징으로 부각된 중국 반체제 인사 류샤오보를 거론할 가능성을 꼽기도 했다. 류샤오보가 오바마 대통령의 바로 뒤를 이어 2010년 노벨 평화상을 받았고, 그 때문에 오바마 대통령이 중국의 인권 문제를 지속적으로 제기할 것이라는 분석이었다.

오바마 대통령이 실제로 정상회담에서 류샤오보를 거명했는지는 즉각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공식 환영식에서 언급한 인권 문제를 회담에서는 보다 구체적이고 직접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바마 대통령이 이처럼 중국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취하는 배경에는 무엇보다 국방과 경제, 인권 부문에서 미국의 원칙을 지켜 그동안 중국과의 외교에서 실추된 체면을 살리려는 뜻이 담긴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최근 베이징을 다녀온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이 중국의 군사력 강화 움직임에 대응하기 위해 무기 개발과 군사기술 분야에 대한 투자를 늘리겠다는 방침을 밝히고, 티머시 가이트너 재무장관이 지난주 중국 위안화 절상 문제를 제기한 것 등이 이를 위한 사전 정지작업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물론 대중 압박을 통해 경제적 실리를 챙기려는 의도도 배제할 수 없다. 내년 재선 고지에 도전해야 하는 오바마로서는 중국의 시장 확대와 위안화 절상 등을 촉구하는 재계 등의 목소리를 최대한 현실화해야 할 필요성을 안고 있다. 경제가 재선 도전의 최대 걸림돌이라는 점에서 어떻게든 양국 간 통상 불균형을 해소할 수 있는 확약을 후 주석으로부터 받아내야 하는 처지인 것이다.

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2011-01-20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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