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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스크바 공항서 자폭테러…“210여명 사상”

모스크바 공항서 자폭테러…“210여명 사상”

입력 2011-01-25 00:00
업데이트 2011-01-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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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모스크바 남동쪽 외곽의 도모데도보 국제공항에서 24일 오후(현지시간) 자살 폭탄테러로 추정되는 강력한 폭발이 발생해 최소 35명이 숨지고 180명이 부상했다.

 현지 언론은 정보당국 관계자의 말을 인용,이번 테러에 대한 사전 경고가 있었으며 이번 사건의 용의자가 3명 이상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번 사건으로 러시아 각 공항의 보안 수준이 한 단계 격상된 가운데,일각에서는 2014년 동계올림픽과 2018년 월드컵 개최와 관련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사상자 수 증가..35명 사망

 러시아 비상대책부는 이날 테러로 35명이 숨지고 180명이 다쳤으며,부상자 가운데 86명은 현재 병원에 입원한 상태라고 밝혔다.

 비상사태부는 또 사망자 가운데 영국인 2명 등 외국인도 포함돼 있다고 덧붙였다.

 현지 리아노보스티 통신은 보건사회개발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부상자 가운데 30여명이 중태라고 보도했으며,이에 따라 사상자 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일부 목격자들은 블로그를 통해 사망자가 70명에 이른다고 전하기도 했다.

 주러 한국대사관 측은 “러시아 비상사태부에 한국인 피해를 확인하고 있다”며 “현재까지 피해자는 파악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의 수사를 맡은 조사위원회는 성명을 내고 이번 폭발이 오후 4시32분께 발생했으며,사건 장소는 앞서 알려진 것과는 달리 국제선 터미널 입국 수하물 배부 구역이 아니라 국제선 입국 터미널 대합실 부근이라고 밝혔다.

 보안 당국 관계자는 “마중객 중에 숨어 있던 자폭 테러범이 폭발물을 터뜨린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폭발물의 강도는 TNT 7kg에 상당하는 규모였으며 폭발물 안에는 피해를 확대하기 위해 철제 파편들이 들어 있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사고 현장엔 검찰 수사팀이 출동해 조사를 벌이고 있으며,용의자는 벨트 속에 폭발물을 숨기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테러 사전경고 있었다

 러시아 리아노보스티 통신은 현지 정보당국 관계자의 말을 인용,이번 테러에 대한 사전 경고가 있었다고 보도했다.

 이 관계자는 정보당국이 모스크바에 소재한 한 공항에서 테러가 발생할 것이라는 정보를 사전에 입수했다고 전했다.

 그는 또 이번 사건의 용의자가 최소 3명인 것으로 보고 있으며,이들이 함께 공항에 들어와 1명이 폭발물을 터뜨리고 나머지 용의자는 도주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덧붙였다.

 공항 보안당국 관계자도 라이프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약 1주일 전에 모종의 사건이 계획되고 있다는 경고가 있었으며,심지어 테러 장소까지 거론됐었다고 말했다.

 ●용의자 아랍계 추정…체첸반군 소행 가능성도

 이 사건의 배후를 자처한 조직은 아직 없지만 인테르팍스 통신은 보안기관 소식통을 인용,사고 현장에서 테러범의 것으로 추정되는 시신 일부가 발견됐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아랍 계통의 외모를 한 30~35세 정도 남성의 머리가 발견됐다”며 “그가 폭발물을 터뜨린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사전 조사 결과 이 테러범은 북(北) 캅카스 출신으로 보인다고 그는 추정했다.

 일각에서는 작년 3월 대규모 사상자를 낸 모스크바 지하철 테러 때와 마찬가지로 체첸 반군들의 소행일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그런가 하면 한 사법당국 관계자는 작년 12월31일 모스크바 남동부에서 발생한 스포츠 클럽 폭발사건과 연계된 2차 테러일 수도 있다고 전했다.

 당시 현장에서는 폭탄 테러를 계획한 것으로 보이는 여성이 숨졌으며,러시아 사법당국은 사건 직후 북 캅카스 지역 반군 출신인 그녀의 남편을 체포한 바 있다.

 ●동계올림픽.월드컵 안전 우려

 이번 테러로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과 2018년 월드컵 개최에 대한 안전 문제가 다시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대규모 국제 스포츠 행사를 준비하는 나라로서 갖춰야 할 안정적 이미지는 물론 두 대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할 수 있다는 러시아의 자신감도 이번 테러로 막대한 타격을 받았다는 분석이다.

 특히 이번 사건은 제프 블래터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이 2018년 월드컵 개최지 지위 수여 선언서에 최종 서명한 지 하루 만에 발생한 것이라 그 파장이 더 클 것으로 보인다.

 블래터 회장은 지난 23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월드컵 개최지 지위 수여 서명식에 참석해 “러시아는 월드컵을 훌륭하게 조직할 것이고,러시아에 월드컵을 맡긴 결정은 올바른 결정이었다”고 강조한 바 있다.

 ●공항 정상운영…보안수준 격상

현지언론은 이날 폭발 사건으로 국제선 일부 항공편의 도착이 지연됐지만,출국 수속과 국내선 이착륙은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이날 폭탄 테러와 관련 비상대책회의를 열고 “러시아 내의 모든 공항과 대형 교통 시설에 비상 체제를 도입하라”고 지시했다.그는 “내무장관과 교통 장관은 연방보안국(FSB)과 공조해 모든 필요한 조치를 취하라”고 덧붙였다.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세계경제포럼(WEF) 참석 차 스위스 다보스를 방문하려던 계획을 연기했다.

 사고 소식은 내각 회의를 주재하고 있던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에게도 보고됐다고 드미트리 페스코프 총리 공보실장이 밝혔다.

 월평균 250만 명의 승객이 이용하는 도모데도보 공항은 러시아에서 가장 붐비는 국제공항이다.

 모스크바의 또 다른 국제공항인 북부 세레메티예보 공항은 도모데도보 공항 폭발 사고와 관련 보안 수준을 높였고,제2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의 풀코보 국제공항도 보안 수준을 상향 조정했다.

 ●모스크바 최근 테러

 모스크바에서는 지난해 3월에도 지하철에서 대형 폭탄 테러가 발생해 40명이 숨지고 160여 명이 부상했다.

 지난해 3월 29일 아침 출근 시간대에 모스크바 시내 중심가 ‘루뱐카’역과 ‘파르크 쿨투리’역에서 40분 간격으로 연이어 폭발이 일어났다.

 ‘루뱐카’ 역에서 터진 사제 폭발물의 강도는 TNT 4kg에 해당하는 규모였으며 ‘파르크 쿨투리’역 폭발물은 2kg 규모였다.

 수사 결과 자폭 테러범은 체첸과 인접한 러시아 남부 다게스탄 자치공화국 출신의 18세와 28세 여성으로 확인됐다.

 

모스크바=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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