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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비아 저항의 상징된 40대 평범한 가장

리비아 저항의 상징된 40대 평범한 가장

입력 2011-03-01 00:00
업데이트 2011-03-01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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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튀니지 청년 노점상의 절망 끝 분신이 ‘재스민 혁명’을 이끌었다면,리비아에서는 한 40대 평범한 가장의 얼굴이 저항을 상징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 인터넷판이 지난달 28일 보도했다.

 이번 리비아 사태 전까지만 해도 49살의 메흐디 무함마드 제요는 국영 석유기업 조달부서에서 일하던 평범한 가장이었다.

 그러나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의 총칼에 희생된 젊은이들의 처참한 모습이 다정다감한 아버지였던 제요를 바꿔 놓았다.

 사태 초반 정부군에 희생된 10대 시신들을 수습,묘지에 매장하면서 그의 가슴속 분노는 걷잡을 수 없이 커져갔다.

 제요는 조용히 ‘최후의 거사’를 결심했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20일 아침 그는 어깨에 가스통을 메고 자택을 나와 차에 올랐다.

 그리고 정부군이 자리 잡고 있던 벵가지 기지를 향해 차를 달렸다.차 트렁크에는 가스통 2개와 화약이 가득한 상자가 들어 있었다.

 벵가지 기지 앞에 도착한 제요는 시위대를 향해 승리의 브이(V)자를 그려 보이고는 카다피군을 향해 가속 페달을 밝았다.

 제요의 차는 정부군의 집중 사격을 받아 거대한 폭발을 일으켰고,곧이어 기지의 정문을 날려버렸다.

 시위대 수십명과 시위대에 합류한 군인들은 폭발을 틈타 기지 안으로 몰려들어 가 보안군과 충돌했다.

 반정부 세력은 이날 밤 기지를 장악하기에 이르렀고,카다피군은 벵가지에서 퇴각했다.

 제요의 자동차 폭발 장면을 담은 동영상은 휴대전화를 타고 순식간에 시내 전역으로 퍼져 나갔다.

 그의 얼굴은 리비아 반정부 세력 사이에서 용기의 상징으로 떠올랐다.

 곳곳에는 제요의 얼굴과 순교자라는 문구가 써 있는 포스터가 걸려 있으며 제요의 아파트 밖에는 ‘순교자의 건물’이라는 표지가 붙어 있다.

 제요의 ‘거사’ 당시 기지에 갇혀 있었던 21세 청년 유세프 살라흐는 “스스로를 무기로 삼은 제요가 없었다면 나는 죽었을 것”이라며 “그가 수많은 목숨을 살렸다”고 말했다.

 유족들은 매일 계속된 참상이 정이 많았던 제요에게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제요의 딸 주후르 메흐디(18)는 “우리 가족은 정말 사이가 좋았고,아버지는 삶을 정말로 사랑했다”고 회고했다.

 25년 지기인 모함마드 압둘 하피드(52)는 “탄압은 곧 끝날 것”이라며 “제요는 저항을 통해 용기와 이 나라를 향한 마음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28일 제요의 직장 컴퓨터에는 다음과 같은 글귀가 적혀 있는 종이가 붙어 있었다.“우리는 신에게서 와서 신에게로 돌아간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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