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당국 추방으로..귀국 후 신변안전 우려 은신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의 친위부대에 의해 집단 성폭행을 당한 사실을 폭로하고 카타르로 도피했던 리비아 여성 에만 알-오베이디가 리비아로 강제 추방됐다.CNN방송 인터넷판은 2일 카타르 도하에서 지내던 알-오베이디와 그 부모가 카타르 당국에 의해 군용기에 태워져 이날 오전 리비아의 반군 거점인 벵가지에 도착했다고 보도했다.
방송은 벵가지에 도착한 알-오베이디가 신변에 위협을 느껴 현재 숨어 지내고 있다고 전했다.
유엔 난민최고대표사무소(UNHCR)에 따르면 카타르 당국은 유엔 측과 여러 인권 단체들의 거듭된 요청에도 불구하고 알-오베이디를 강제로 리비아로 돌려보냈다.
유엔은 알-오베이디가 카타르에서 떠나 제3국에 정착하는데 필요한 서류들을 준비했으며 알-오베이디도 난민 지위를 인정받고 새로운 삶을 준비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벵가지에 도착한 알-오베이디는 CNN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카타르 당국이 자신을 폭행하고 강제로 군용기에 태웠다며 휴대전화, 노트북 컴퓨터, 현금 등을 모두 빼앗아 갔다고 주장했다.
알-오베이디는 지난 3월 해외 취재진들이 머물던 트리폴리의 릭소스 호텔에 뛰어들어 곳곳에 멍이 든 자신의 몸을 공개하며 자신이 카다피군에 억류당해 부대원 15명에게 집단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현장에서 리비아 당국에 의해 끌려간 뒤 석방을 요구하는 국제사회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풀려났으나 리비아를 떠나는 것은 금지됐다.
이후 알-오베이디는 벵가지의 반군 과도국가위원회(TNC) 관계자들의 도움으로 튀니지를 거쳐 카타르로 피신할 수 있었다.
카타르에 도착한 알-오베이디는 그러나 TNC가 자신을 이용하고 있다고 주장했고 당시 TNC 측은 이를 부인했었다.
그러나 CNN은 알-오베이디가 카타르에 머무는 것이 반군 측에 부담으로 작용했을 수 있다며 카타르가 TNC의 동맹국이라는 점을 지적했다.
유엔 측은 현재 카타르 당국에 알-오베이디를 강제 귀국시킨 배경에 대한 해명을 요구하고 있다.
이번 사태와 관련, 마크 토너 미국 국무부 부대변인은 알-오베이디와 통화했으며 그의 안전에 대해 “깊이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현재 미 당국이 알-오베이디가 제3국으로 망명할 수 있도록 국제인권단체들과 협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부 단체들은 수일내 알-오베이디를 벵가지에서 탈출시켜 유럽의 한 곳으로 망명시키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