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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착공식으로 ‘황금평 띄우기’

대규모 착공식으로 ‘황금평 띄우기’

입력 2011-06-08 00:00
업데이트 2011-06-08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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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중 경협 실세 등 1천여 명 참석…외신 취재 부분 허용

북한과 중국은 양국의 경제협력을 둘러싼 외부의 회의적인 시각을 불식시키려는 듯 8일 황금평 착공식을 성대하게 치렀다.



착공식에는 북한의 장성택 노동당 행정부장과 리수영 합영투자위원장, 중국의 천더밍 상무부장 등 북·중 경협을 주도하는 실세들이 참석, 행사의 격을 높였다.

지난해 말 북·중 대표단 수십 명만 참석, 10여 분 만에 서둘러 끝냈던 신압록강대교 착공식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규모도 컸다.

단둥에서 착공식장이 설치된 북한의 황금평으로 들어간 북·중 대표단과 초청인사, 공사 인부 등만 해도 300-400 명에 달한다.

여기에 황금평의 북한 주민 수백 명이 한복을 차려입거나 교복을 입은 채 긴 행렬을 지어 착공식장으로 향하는 장면도 목격됐다. 외신 기자들은 착공식에 참석한 인원이 줄잡아 1천여 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했다.

이날 황금평으로 향하는 단둥의 압록강변 도로 곳곳과 착공식장 입구에는 행사장을 안내하는 대형 표지판이 곳곳에 설치됐다.

착공식장 주변에는 ‘조중 친선은 영원하리라’, ‘공동 개발’ 등 북·중의 돈독한 관계와 합작 개발 의지를 강조하는 대형 애드벌룬 수십 개가 띄워져 분위기를 북돋았다.

북한 인공기와 중국 오성홍기가 나란히 새겨지고 ‘황금평·위화도 경제지대 조중 공동개발 공동관리대상 착공식’이라는 문구가 새겨진 대형 현수막도 내걸렸다.

착공식은 40여 분간 계속됐으며 축포를 쏘고 평화를 상징하는 비둘기 수백 마리를 날리는 것으로 절정을 이뤘다.

중국 공안과 변경수비대는 군용 차량 등으로 도로를 폐쇄, 착공식장 접근은 차단했지만 주변에서 취재하는 외신 기자들을 완전히 제지하지는 않았다.

한 공안은 외신 기자들의 신분을 확인하면서 “군용 차량 등은 안되지만 착공식장 촬영은 무방하다”고 ‘친절하게’ 안내하기도 했다. 평소 북·중 접경인 황금평 일대 촬영을 엄격하게 금지했던 것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였다.

조선중앙통신이 지난 6일 위화도와 황금평 합작개발 사실을 확인, 착공식이 임박했음을 예고한 북한은 이날 이례적으로 평양 주재 AP통신 특파원의 착공식 현장 취재도 허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중이 착공식을 황금평 합작개발의 홍보 수단으로 삼으려 하고 있음을 짐작게 하는 대목이다.

단둥의 한 50대 남성은 “북한과 관련된 행사를 이렇게 성대하게 연 것은 처음”이라며 “황금평이 확실히 개발될 것 같다”고 말했다.

착공식장이 진행되는 동안 인근 도로변에는 200여 명의 단둥 주민이 몰려 행사를 지켜봤으며 이들은 황금평 개발에 기대감을 나타냈다.

쑨(孫.60.여)모씨는 “황금평 개발이 양국의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외지 투자가들이 몰리면 단둥 경제도 좋아지지 않겠느냐”고 반겼다.

그러나 단둥의 한국인과 조선족 사이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 한국인은 “언론 보도처럼 50년 이상을 중국에 임대한다면 사실상의 조차 아니냐”며 “남북이 공동 개발하는 것이 순리”라고 씁쓸해했다.

한 조선족은 “황금평 개발이 북한의 대외 개방을 촉진하는 계기가 된다면 환영할만한 일”이라면서도 “중국에 대한 북한의 의존도가 더욱 심화하고 경제적 예속이 가속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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