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커집단 ‘룰즈 시큐리티(룰즈섹.LulzSec)’가 광범위한 해킹 행위에 이어 사이버 공격 목표물에 대한 제안을 받는다며 직통전화(핫라인)를 운영하는 등 자신들을 추적하고 있는 세상을 조롱하고 있다.
룰즈섹의 회원들은 15일(현지시각) 트위터를 통해 “곳곳에서 우리 번호로 초당 5~20명의 사람들이 전화를 걸어오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어 “우리는 세계 어디로든 그 번호를 보내 줄 수 있다”고 밝혀 엄청난 통화량을 이용한 ‘전화판 디도스(인터넷 분산서비스 거부) 공격’을 통해 기업들의 전화선을 마비시킬 수 있음을 시사했다.
룰즈섹의 핫라인 번호는 “LULZSEC”로 표현되며, 오하이오 주 지역번호로 돼 있다.
그러나 막상 이 번호로 전화하면 과장된 프랑스 억양을 쓰는 한 남성이 “피에르 뒤부아와 프랑수아 드룩스는 인터넷에서 못된 짓을 하느라 전화를 받을 수 없다”는 녹음된 말이 흘러나온다.
컴퓨터 보안업체 ‘판다’의 랩 기술 책임자인 루이스 코론스는 룰즈섹이 해킹 대상을 찾으려면 손쉽게 온라인 포럼을 할 수 있는데 굳이 핫라인을 만든 것은 “일종의 장난”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룰즈섹은 많은 이들을 화나게 하고 있다”며 “자신들이 절대 잡히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이는 굉장히 큰 실수”라고 말했다.
룰즈섹은 소니와 닌텐도를 비롯한 유명업체를 포함해 미 상원과 미 공영방송 PBS, 미국 연방수사국(FBI)관련 사이트 등을 마비시켜 유명세를 얻으면서, 이 단체회원들은 FBI 등의 수배를 받고 있다.
이에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6일 룰즈섹의 행태를 보면 목표가 ‘조롱’인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한 바 있다.
룰즈(lulz)라는 용어가 조롱거리가 된 사람을 비웃을 때 사용하는 인터넷 용어인데다, 훔친 개인 정보를 인터넷에 공개하면서 허술한 보안망을 조롱하는 듯한 행태가 이런 분석을 뒷받침한다는 것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