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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 페론주의 세대교체 움직임

아르헨티나, 페론주의 세대교체 움직임

입력 2011-06-28 00:00
업데이트 2011-06-28 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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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장관, 차기 대권주자 급부상”

아르헨티나 현대사를 지배해온 페론주의 진영 내부에서 세대교체 움직임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58) 대통령의 러닝메이트로 지명된 아마도 보우도우(47) 경제장관이 일찌감치 차기 대권 주자로 떠오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남미 지역 포퓰리즘(대중인기영합주의)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히는 페론주의는 1940년대 후안 도밍고 페론 전 대통령이 주창한 정치 이데올로기이며, 국가 사회주의의 한 형태로 일컬어진다.

서민과 노동자 등 기층 민중의 절대적인 지지를 기반으로 하는 페론주의는 아르헨티나 사회에 녹아들어 있는 생활 자체이며, 이에 따라 페론주의에 대한 국민의 지지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다.

아르헨티나 정치권에서 페론주의가 차지하는 비중은 광범위하다. 1940년대 이래 치러진 아르헨티나의 모든 선거에서 좌파든 우파든 페론주의의 전통을 부정하지 않는다. 오히려 페론주의 유산을 잇고 있다는 점을 캐치프레이즈로 내건다.

네스토르 키르치네르 전 대통령(2003~2007년 집권)과 페르난데스 현 대통령으로 이어지는 부부 대통령은 물론 라울 알폰신 전 대통령(1983~1989년 집권)의 아들인 급진당(UCR)의 리카르도 알폰신 연방하원의원이나 민중연합(UP) 소속 에두아르도 두알데 전 대통령(2002~2003년 집권) 등 야권의 유력 후보들도 사실은 넓은 의미에서 페론주의에 포함되는 인사들이라고 할 수 있다.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지난 21일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데 이어 25일 보우도우 경제장관을 러닝메이트로 지명하면서 본격적인 대선 행보를 시작했다. 연기금 관리의 국영화와 2008~2009년 세계경제위기 극복, 지속적인 경제 성장세 유지 등이 보우도우 장관을 러닝메이트로 선택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연방정부 각료들과 연방 상·하원 의원, 주지사, 노동계와 인권단체 지도부 등이 참석한 가운데 보우도우 장관의 러닝메이트 지명 사실을 발표했다. 보우도우 장관이 자신의 뒤를 이을 인물이라는 점을 공개적으로 알린 의미로도 해석된다.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2기 정부 출범을 앞두고 러닝메이트를 고르는 데 상당히 고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르헨티나에서 부통령은 자동으로 상원의장을 겸하게 돼 있어 입법활동과 관련해 중요한 의미가 있다.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훌리오 코보스 현 부통령 겸 상원의장 때문에 한바탕 홍역을 치른 경험이 있다.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지난 2008년 인플레 억제를 위해 추진한 농축산물 수출세 인상안이 코보스 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상원 통과에 실패하면서 정치적 위기에 빠졌으며, 이후 코보스 부통령을 ‘배신자’로 부르며 말도 섞지 않고 있다.

아르헨티나 정부 관계자들은 “페르난데스 대통령이 러닝메이트로 보우도우 장관을 선택한 것은 차세대 페론주의자들에게 공간을 넓혀주려는 의도에 따른 것”이라고 말한다.

페르난데스 대통령이 예상대로 올해 대선에서 승리해 재선에 성공하면 보우도우 장관은 단숨에 차차기 대선의 가장 유력한 주자로 떠오를 것이라고 설명한다.

올해 47세인 보우도우 장관은 대서양 연안 도시 마르 델 플라타에서 태어나 마르 델 플라타 국립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했으며, 지난 2009년 7월 경제장관에 임명됐다. 경제에 대한 국가 개입 확대를 강조하는 부부 대통령의 철학을 충실히 이행한다는 평이다.

보우도우 장관은 개인적으로는 틈이 날 때마다 록음악에 심취하고 독특한 펜을 수집하는 취미를 갖고 있으며, 고가의 할리 데이비슨 오토바이를 즐겨 타고 트위터에도 능한 인물이다.

한편, 그동안의 여론조사 결과 아르헨티나 헌정 사상 첫 선출직 여성 대통령인 페르난데스는 재선에 무난히 성공할 것으로 관측된다.

아르헨티나 대선은 한 후보가 1차 투표에서 45% 이상 득표하거나, 득표율이 40%를 넘으면서 2위 후보와의 격차가 10%포인트 이상 벌어지면 1차 투표로 당선이 확정된다. 그렇지 않으면 득표율 1, 2위 후보 사이에 결선투표가 치러진다. 올해 대선 1차 투표일은 10월 23일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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