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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져 가는 ‘캘리포니아 드림’

무너져 가는 ‘캘리포니아 드림’

입력 2011-06-28 00:00
업데이트 2011-06-28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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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침체 속 물가고 등에 외면당해

‘내가 LA에 있다면 따뜻하고 안락할 삶을 누릴 텐데. 이 추운 겨울날 캘리포니아를 꿈에 그려보네.’

미국의 전설적인 포크그룹 ‘마마스 앤드 파파스(The Mamas & the Papas)’의 1965년 데뷔 히트작인 ‘캘리포니아 드리밍(California dreamings)’은 캘리포니아를 동경하는 뉴요커의 삭막한 삶을 표현한 곡이다.

이 노래는 캘리포니아행을 꿈꾸는 홍콩 남녀의 사랑을 그린 영화 ‘중경삼림’의 주제곡으로도 쓰이는 등 ‘지상낙원’ 캘리포니아를 상징하고 또 대표하는 곡으로 세계인의 뇌리에 각인돼 있다.

미국인은 물론 미국 이민을 꿈꾸는 사람들의 동경 대상이었던 캘리포니아가 이제는 지역 주민들에게조차 외면당하는 존재로 전락하고 있다고 CNN 방송 인터넷판이 28일 보도했다.

경기침체 속에서 높은 물가가 지속되면서 ‘골든스테이트’로 불릴 정도로 풍족했던 삶이 어느새 잊힌 과거가 된 것이다.

아시아와 멕시코 등지에서의 꾸준한 이민자 유입으로 주(州) 인구는 통일 독일의 절반가량인 3천730만명으로 여전히 미국 50개 주 중 가장 많다. 하지만 지난 10년만 떼어놓고 보면 인구증가 속도는 1850년 주 지위를 인정받은 후 가장 더디게 진행됐다.

중산층이 세금이 낮고 생활비가 덜 드는 인근 애리조나와 네바다, 콜로라도, 텍사스주로 빠르게 이탈하기 때문이다. 캘리포니아 공공정책연구소 분석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주를 떠난 유출인구는 유입보다 150만명이나 많았다.

일자리마저 줄어들면서 1990년대 하늘을 찌를듯했던 이민자 유입도 둔화세를 보이고 있다고 CNN은 전했다.

캘리포니아 역사는 ‘인구폭발의 연속’으로 정의된다. 19세기 중반 금광을 캐러 미국인들이 서부로 몰려든 ‘골드러시’, 1920년대 할리우드 붐, 2차 대전 후 우주항공 산업 붐을 거치는 동안 인구증가율은 20% 밑으로 떨어진 적이 없다.

1940년대와 50년대 증가율은 50% 안팎이었고 1850년대 골드러시 땐 무려 310%나 됐다. LA를 연고로 한 메이저리그 명문구단 다저스가 파산 신청을 한 것도 중산층 등 인구 감소 흐름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주정부는 공무원 월급도 제대로 주지 못할 만큼 파산 상태에 처해있다.

재정적자 급증으로 교육과 복지 예산이 해마다 줄어들면서 지난해의 경우 주립대 등록금이 20% 가까이 인상됐다. 교도소는 예산 부족 때문에 죄수들을 조기 석방하는 사태까지 빚어졌다.

주정부는 적자를 줄이려 세입 확보에 안간힘을 쓰지만 살인적인 세금과 물가에 지칠대로 지친 주민들의 조세저항만 키워 중산층의 엑소더스가 심화될 게 뻔하다.

’캘리포니아 드림’이 악몽으로 변하고 있지만 상황을 반전시킬 수 있는 처방 마련은 요원해 보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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