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난 여론 잠재우려 ‘옷장’ 바꾼 요르단 왕비

비난 여론 잠재우려 ‘옷장’ 바꾼 요르단 왕비

입력 2011-07-02 00:00
업데이트 2011-07-02 12:16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왕실 개혁 요구에 옷차림 수수하게 바꿔 이미지 개선

요르단의 라니아 왕비가 왕실에 대한 자국 내 불만을 잠재우려고 자신의 ‘옷장’을 바꿨다.

최근 요르단 왕실에 정치·경제 개혁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자 이를 의식한 라니아 왕비가 옷차림을 수수하게 바꾸는 등 이미지 개선에 나섰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 타임스(FT)가 2일 보도했다.

그동안 줄곧 라니아 왕비에게는 화려한 수식어들이 꼬리표처럼 따라다녔다.

아름다운 외모와 우아한 의상 덕분에 왕비는 미국과 유럽 등 서방 언론의 뜨거운 관심을 받아왔다.

그러나 올해 초 중동과 북아프리카 지역에 민주화 바람이 불면서 요르단 내에서도 개혁 요구와 함께 왕비의 화려함을 문제 삼는 목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심지어 지난 2월에는 친(親)국왕파였던 36개 베드윈 부족의 대표들마저 압달라 국왕에게 탄원서를 제출해 왕비를 비판했다.

이들은 왕비가 자신의 위치를 견고히 하고 잇속을 챙기려고 세를 불리고 있다며 “국민과 국가 체계는 물론 왕실의 조직 체계에도 위협이 된다”고 경고했다.

FT는 왕비가 예전보다 더 단순한 모양의 수수한 옷을 즐겨 입을 뿐만 아니라, 자선행사와 교육 프로젝트 등 국내 이벤트에 더욱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요르단의 한 평론가는 “올해 2월부터 라니아 왕비가 자녀와 함께 칙칙한 옷을 입고 다니는 모습이 일간지에 실리고 있다”면서 언론이 더는 왕비를 ‘경박한’ 관점으로 묘사할 수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라니아 왕비를 둘러싼 비판과 논란의 표면 아래는 요르단의 고질적인 사회분열 문제가 자리 잡고 있다.

민족주의 성향이 강한 요르단강 동안(東岸) 주민들은 팔레스타인 출신인 라니아 왕비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내 왔다.

특히 왕비가 팔레스타인 출신 주민의 시민권 획득에 유리한 법안을 지지했을 때 사회 요직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동안 주민들이 강하게 반발했다.

요르단 주민의 절반 이상이 팔레스타인 출신인 상황에서 해당 법안이 발효되면 인구 비율이 바뀌어 자신들이 소수집단으로 전락할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신문은 라니아 왕비가 팔레스타인 출신이라는 사실 때문에 동안 주민들에게 더욱 쉽게 비난의 대상이 됐던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많이 본 뉴스
성심당 임대료 갈등, 당신의 생각은?
전국 3대 빵집 중 하나이자 대전 명물로 꼽히는 ‘성심당’의 임대료 논란이 뜨겁습니다. 성심당은 월 매출의 4%인 1억원의 월 임대료를 내왔는데, 코레일유통은 규정에 따라 월 매출의 17%인 4억 4000만원을 임대료로 책정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입니다. 성심당 측은 임대료 인상이 너무 과도하다고 맞섰고, 코레일유통은 전국 기차역 내 상업시설을 관리하는 공공기관으로 성심당에만 특혜를 줄 순 없다는 입장입니다. 임대료 갈등에 대한 당신의 의견은?
규정에 따라 임대료를 인상해야 한다
현재의 임대료 1억원을 유지해야 한다
협의로 적정 임대료를 도출해야 한다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