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킹파문에 英타블로이드 언론 권력 쇠퇴

해킹파문에 英타블로이드 언론 권력 쇠퇴

입력 2011-07-15 00:00
업데이트 2011-07-15 07:58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납치된 후 살해된 소녀의 휴대전화를 해킹해 불거진 파문으로 막강한 힘을 행사해온 영국 타블로이드 언론의 권력이 쇠퇴하고 있다.

그동안 영국 타블로이드 언론은 자신의 뜻과 다른 정치인에 대해서는 노골적이고 자극적인 기사로 가차없이 공격했다. 특히 해킹ㆍ도청 파문을 촉발한 뉴스오브더월드 등 언론 재벌 루퍼트 머독(80)이 소유한 타블로이드 언론이 가장 큰 힘을 발휘했다.

하지만, 뉴스오브더월드가 실종된 뒤 피살된 13세 소녀 밀리 다울러의 휴대전화를 해킹한 사실이 알려진 이후 영국 전역에서 비난 여론이 쏟아지자 타블로이드 언론의 영향력이 줄어들 운명에 처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4일(현지시각) 전했다.

실제 뉴스오브더월드와 더선, 더타임스, 선데이타임스 등을 소유하고 영국 정치권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해 온 머독도 영국 정부와 여론의 압력에 굴복, 평생의 마지막 사업이 될 수도 있는 영국 위성방송 스카이(BSkyB) 인수를 포기했다.

다울러 가족의 변호인 마크 루이스 변호사는 머독의 위성방송 인수 포기에 대해 “아무리 큰 조직이라도 법에 따라 사회에서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을 보여줬다”며 당연한 결과라고 밝혔다.

그는 “정치인과 대중이 ‘더 이상은 안 된다(Enough is enough)고 말하고 있다”며 타블로이드 언론의 도청ㆍ해킹 파문에 대한 비난 여론을 전했다.

지지를 얻으려고 때때로 타블로이드 언론에 힘을 실어줬던 영국 정치인들도 타블로이드 언론의 영향력 쇠퇴를 환영하고 있다.

뉴스오브더월드 편집장 출신인 앤디 쿨슨을 총리 공보 책임자로 기용했던 문제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머독의 위성방송 인수 포기에 대해 “선하고 품위있는 영국인들의 승리”라고 말했다.

영국 하원의 문화미디어스포츠위원회는 오는 19일 해킹 파문에 대한 청문회를 열기로 하고 머독과 그의 아들로 뉴스오브더월드의 모회사인 뉴스인터내셔널 회장을 맡고 있는 제임스, 레베카 브룩스 전 편집장에게 출석을 요구했다.

존 위팅데일 문화미디어스포츠위원장은 “언론의 위치가 결코 이전과 같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해 강력한 대응을 시사했다.

일반인들도 언론에 대한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언론 때문에 인생과 가족이 파괴될 수 있다는 두려움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것이다.

머독이 소유한 더선이 2006년 자신의 갓 태어난 아들이 낭포성섬유증을 앓고 있다고 보도해 피해를 입은 고든 브라운 전 총리는 “머독과 타블로이드 언론이 범죄와 결합한 언론을 만들었다”며 “우리가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는다면 영국의 자유를 존경하는 다른 나라 사람들이 영국의 장래에 대해 의문을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많이 본 뉴스
성심당 임대료 갈등, 당신의 생각은?
전국 3대 빵집 중 하나이자 대전 명물로 꼽히는 ‘성심당’의 임대료 논란이 뜨겁습니다. 성심당은 월 매출의 4%인 1억원의 월 임대료를 내왔는데, 코레일유통은 규정에 따라 월 매출의 17%인 4억 4000만원을 임대료로 책정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입니다. 성심당 측은 임대료 인상이 너무 과도하다고 맞섰고, 코레일유통은 전국 기차역 내 상업시설을 관리하는 공공기관으로 성심당에만 특혜를 줄 순 없다는 입장입니다. 임대료 갈등에 대한 당신의 의견은?
규정에 따라 임대료를 인상해야 한다
현재의 임대료 1억원을 유지해야 한다
협의로 적정 임대료를 도출해야 한다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