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말리아 여성, 도로변에 죽어가는 자식 버려

소말리아 여성, 도로변에 죽어가는 자식 버려

입력 2011-07-26 00:00
업데이트 2011-07-26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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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 가뭄·내전에 ‘고통스런 선택’ 내몰려



극심한 기근 때문에 자포자기한 소말리아 여성들이 응급 식량 구호센터로 이동하는 동안에도 죽어가는 아이들을 도로변에 버리고 있다.

조셋 시런 세계식량계획(WFP) 사무총장은 25일(현지시각)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회의에서 “자연재해와 내전이 1천200만명 이상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이같이 전했다.

그는 소말리아 여성들이 아이들을 버리면서 일부 도로들이 ‘죽음의 도로’로 변하고 있다면서 이들 도로를 따라 구호품이 전달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버려지는 아이들은 기근을 버티고 살아남기에는 약하거나 이동 중에 이미 죽은 경우라고 그는 설명했다.

오랜 내전에다 60년래 최악의 가뭄까지 맞은 소말리아에서 여성들이 한명의 자식을 살리기 위해서 또다른 한명을 버리는 고통스러운 선택을 강요받고 있는 상황이라는 것.

최악의 가뭄 피해는 ‘아프리카의 뿔’ 지역으로 알려진 동아프리카 지역에 집중되고 있다.

에티오피아와 케냐, 지부티 등에 걸쳐 광범위하게 피해가 나타나고 있으며 내전으로 구호기관의 지원이 제한된 소말리아 남부가 심각한 상황이다. 특히 여성과 어린이들이 최대 피해자가 되고 있다.

소말리아 남부는 테러조직 알-카에다의 영향을 받은 무장조직 알-샤바브가 통제하고 있다. 알-샤바브가 2년 전 스파이 활동을 한다는 명목으로 국제 구호단체 활동가들을 이곳에서 추방하면서 상황이 심각해졌다.

수만 명이 이미 구호를 받기 위해 케냐, 에티오피아 등 이웃 나라 난민캠프로 이동했다.

이삭 불레와 그의 가족들도 다른 피난민처럼 에티오피아로 가는 것을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

불레는 “에티오피아로 넘어갈 수 있으면 좋겠다. 하지만 이곳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다면 이곳에 머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의 유일한 목표는 먹을 것을 구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한때 50마리의 소떼와 염소 몇마리를 갖고 있었지만 2년전부터 시작된 가뭄으로 가축들이 하나둘 죽어나가, 이제 부의 상징이라고 할 재산이라고는 고작 손목시계만 남았다.

유엔은 최근 소말리아 남부 2개 지역을 기근 피해 지역으로 선포한데 이어 8월 1일까지 소말리아 남부 전역을 기근 피해 지역으로 설정할 예정이다.

WFP는 이번주 가뭄 피해가 심한 소말리아 지역에 비상식량을 공수할 계획이다.

이는 국제구호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는 17만5천명 이상의 소말리아인들을 돕기 위한 필사적인 노력의 일환이다.

소말리아 내 무장조직의 구호 방해는 차치하고라도 2008년 이후 소말리아에서만 14명의 WFP 직원이 숨지는 등 구호활동 과정에서의 어려움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지뢰밭 때문에 소말리아 돌로 지역으로 접근하는 주요 도로가 차단돼 있고 비행기 활주로는 이미 쓸모가 없어졌다.

재정적 부담도 크다. WFP는 급한 불을 끄는 데만 추가로 3억6천만 달러(한화 3천800억원)의 긴급 자금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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