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바이, 잡스] 선장 잃은 거함…애플의 미래는

[굿바이, 잡스] 선장 잃은 거함…애플의 미래는

입력 2011-10-07 00:00
업데이트 2011-10-07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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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5 성공이 ‘쿡 체제’ 첫 시험대…아이브·실러 등과 집단경영 가능성



선장 잃은 애플이 당장 ‘난파선’으로 전락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잡스 없는 애플은 월트 없는 디즈니와 같다.”는 한 애널리스트의 말은 제왕적 아이콘이 사라진 회사에 대한 시장의 우려를 단적으로 드러낸다. 하지만 애플이 이미 ‘포스트 잡스’ 시대에 대비해 향후 수년간은 혁신적인 블록버스터 제품들을 낼 수 있도록 이미 판을 짜놨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우선 내년에 출시할 아이폰5의 성공 여부가 ‘팀 쿡 체제’에 대한 시장의 신뢰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애플은 또 중국에서 아이폰, 아이팟 판매를 끌어올리는 등 해외 시장 확대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애플은 지난 2분기 중국에서 38억 유로(약 4조 5000억원)어치를 판매했다. 이는 전년 동기의 6배에 이른다. 오는 12일 정식으로 출시되는 차세대 서비스 아이클라우드 사업과 거실에 애플 생태계를 구현하는 스마트TV 실험도 관건이다. 애플TV가 성공한다면 출시 이후 5년간 대규모 현금 창출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에게는 잡스가 개척한 시장에서 경쟁자들을 제압하고 히트작들의 차기 모델을 개발해야 하는 도전과제가 던져졌다.

지난 4일 아이폰 4S 발표에서 실망감을 안긴 그는 이제 잡스와 함께 애플 신화를 일궈 온 일명 ‘잡스의 아이들’에게 기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일부 임원들의 잇단 사퇴로 잡스의 강력한 리더십 아래 가능했던 애플의 지배체제가 존속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이미 애플스토어를 성공시킨 리테일 총책임자 론 존슨이 최근 백화점 JC페니 CEO로 이탈했고, 맥 소프트웨어 책임자인 버트란드 설렛도 지난 3월 회사를 떠났다.

때문에 집단 경영 체제로 전환할 가능성도 있다. ‘잡스와 뇌를 공유한 사람’으로 불릴 만큼 잡스의 구상을 완벽한 디자인으로 옮긴 조너선 아이브 부사장과 아이클라우드 사업을 맡고 있는 에디 큐 인터넷 서비스 담당 부사장, 제품 마케팅을 지휘하는 필립 실러 수석 부사장, 스콧 포스털 소프트웨어 담당 수석 부사장 등이 쿡 체제를 지탱해 줄 인물로 꼽힌다.

1997년 잡스의 복귀 이후 현재까지 무려 9000% 이상 상승한 애플 주가의 향방도 관심이다. 잡스의 죽음이 전해진 6일 오전(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애플은 거래 시작 1분 뒤 0.36% 하락했다가 다시 소폭 상승하는 등 등락을 거듭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2011-10-07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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