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바이 잡스] “사망 몇 주전엔 계단도 못 올라 정신은 명료… 유머는 활기찼다”

[굿바이 잡스] “사망 몇 주전엔 계단도 못 올라 정신은 명료… 유머는 활기찼다”

입력 2011-10-08 00:00
업데이트 2011-10-08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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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스 전기 집필자 아이잭슨 타임 기고문서 마지막 모습 회상

고인이 된 스티브 잡스가 대중 앞에 마지막 모습을 보인 건 지난 6월 6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세계개발자 컨퍼런스(WWDC) 행사 때였다. 이전보다 훨씬 야윈 모습에 사람들은 깜짝 놀랐지만 그는 특유의 유머로 애플의 새 클라우드 서비스인 아이클라우드에 대해 유쾌하게 설명했다. 이후 세상을 뜰 때까지 그는 평소 그랬던 것처럼 철저하게 외부 노출을 피했다. 지난 8월 애플의 최고경영자(CEO)직 사임 당시 건강악화 소문이 돌면서 잡스로 추정되는 충격적인 사진들이 인터넷에 나돌기도 했지만 누구도 그의 상태를 확인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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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스 사망 8일전 스티브 잡스가 사망 8일 전인 지난달 27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실리콘밸리 자택 앞에서 간호사의 도움을 받으며 승용차에서 내려 휠체어에 옮겨 앉고 있다. 데일리메일 홈페이지
잡스 사망 8일전 스티브 잡스가 사망 8일 전인 지난달 27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실리콘밸리 자택 앞에서 간호사의 도움을 받으며 승용차에서 내려 휠체어에 옮겨 앉고 있다.
데일리메일 홈페이지
잡스가 사망하기 몇주 전 극심한 고통에 시달렸고, 계단을 오르내릴 수도 없을 정도로 쇠약한 상태였다는 사실이 공개됐다. 오는 24일 출간될 잡스의 공식 전기 집필자인 월터 아이잭슨은 7일 시사주간 타임 기고문에서 자신이 만났던 잡스의 마지막 순간을 회상했다.

그는 “잡스가 타계하기 몇 주 전 인터뷰를 위해 그의 집을 찾았을 때 계단을 오르내리지도 못할 정도로 건강이 나빠져 1층 침실에 누워있었다.”면서 “잡스는 극심한 통증에 몸을 웅크린 채 누워있었지만 여전히 정신은 명료했고, 유머는 활기찼다.”고 전했다.

베일에 가린 사생활로 유명한 잡스가 처음으로 자신의 얘기를 직접 해야겠다고 결심한 이유도 밝혀졌다. “왜 전기 집필을 허락했느냐.”는 아이잭슨의 질문에 잡스는 이렇게 고백했다. “나는 아이들 곁에 늘 함께하지 못했다. 아이들이 아빠가 왜 그래야 했는지 이해하고, 아빠가 무엇을 했는지 알기를 바란다.” 굴곡 많은 가족사를 겪어야 했던 그의 남다른 가족 사랑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뉴욕타임스는 잡스가 마지막 순간까지 애플 경영진에게 아이폰4S의 제품 발표회에 관한 충고를 건넸으며, 아이잭슨에게 새 약을 복용하기 시작했다면서 삶의 희망을 이야기하기도 했다고 보도했다.

그는 단골식당에 내과의사인 딘 오니쉬를 초청해 식사를 함께 했으며, 애플 이사회 멤버인 빌 캠벨과 디즈니사의 로버트 아이거 CEO 등과 만나는 등 절친한 친구 몇 명과는 개별적인 만남을 가졌다. 그러나 대부분 아내와 아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잡스의 여동생인 모나 심슨은 “마지막 몇주일 동안 애플과 네 자녀, 그리고 아내 생각뿐이었다. 자신이 이들의 곁을 떠나야 한다는 것을 힘들어했으며, 상냥한 어투로 사과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웃들은 최근 잡스의 건강이 나빠진 후 부부가 손을 잡고 집 주변에서 산책하는 모습을 가끔 볼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2011-10-08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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