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男 “나도 잡혀먹힐까 두려웠다”

뉴질랜드男 “나도 잡혀먹힐까 두려웠다”

입력 2011-10-19 00:00
업데이트 2011-10-19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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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태평양의 프랑스령 폴리네시아에서 독일인 여행자가 현지 식인종들에게 잡혀 먹혔을지 모른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뉴질랜드의 한 남자도 오래 전에 요트를 타고 태평양 섬나라를 여행하던 중 이름 모를 조그만 섬에서 사람의 두개골들이 쌓여 있는 것을 보고 주민들에게 잡혀 먹힐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떨었었다고 밝혔다.

19일 뉴질랜드 언론에 따르면 티마루에 사는 브라이언 하이는 20대 때인 지난 1970년 다른 6명과 함께 친구가 만든 요트를 타고 티마루 항을 떠나 태평양 섬나라 여행길에 올랐었다고 말했다.

티마루에서 사진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하이는 항해 도중 두 번의 사이클론을 만나 고생을 하다보니 피지에 도착했을 때는 7명이었던 일행이 3명으로 줄었다고 말했다.

그는 4개월 동안 태평양을 항해한 끝에 솔로몬 군도와 파푸아 뉴기니 사이 어디쯤으로 짐작되는 한 섬에 도착했다고 설명했다.

하이는 여행 당시 상황에 대해 “태평양에는 20-30명 정도의 주민들이 사는 조그만 섬들이 수백 개나 널려 있다.”며 “우리는 그런 조그만 섬들 사이를 여기저기 돌아다니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땅거미가 질 무렵 우리는 그런 섬들 가운데 하나를 발견했다. 그래서 우리는 닻을 내렸고, 얼마 뒤 한 남자가 조그만 통나무배를 타고 우리에게로 다가왔다.”고 말했다.

하이는 남자가 타고 있는 통나무배에 겁도 없이 올라탔고 동료들은 조그만 쪽배를 타고 통나무배의 뒤를 따랐다.

하이는 “해변에 도착했는데 해변은 바위투성이였고, 경사가 가팔랐다.”며 “우리는 나무덩굴들을 뚫고 걸어갔는데 갑자기 나무들이 없는 확 트인 공간이 나타났다.”고 말했다.

그 곳에서 하이 일행이 발견한 것은 두 무더기의 돌들과 그 위에 놓여 있는 두개골들이었다. 두개골들 중에는 그다지 나이가 들어 보이지 않는 사람들의 것도 있었다.

그리고 그 위에는 살을 뜯어먹는 불개미들이 잔뜩 달라붙어 있었다.

세 사람은 곧바로 자신들의 요트로 되돌아와서 밤을 보냈다.

그리고 이튿날 새벽, 잠에서 깼을 때 원주민들이 탄 통나무배들이 자신들의 요트를 빙 둘러싸고 있었다. 그리고 원주민들은 모두 손에 창을 쥐고 있었다.

잠에서 깨 놀란 눈으로 바라보는 하이 일행에게로 추장의 아들이 제일 먼저 노를 저어 가까이 다가오기 시작했고 다른 원주민들은 일제히 배에서 일어났다.

세 사람은 그들에게 잡혀 다시 섬에 있는 기다란 집으로 끌려갔다.

그는 “우리는 겁을 집어 먹었다. 우리가 성스러운 장소나 성스러운 물건을 더럽힌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반원으로 둘러앉았고, 추장이 뭔가를 말하기 시작했다. 그것은 누구의 머리부터 먼저 칠 것인지 결정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는데 추장은 말하다 말고 머리를 뒤로 젖히며 웃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세 사람도 따라 웃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우리는 죽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에 우리들의 웃음은 비명처럼 들릴 수 있는, 그런 웃음이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하이 일행은 다시 자신들의 요트로 돌아왔고, 요트로 돌아오자마자 안전한 곳으로 벗어나기 위해 급히 다시 항해를 시작했다.

항해를 하다 뒤를 돌아보자 다시 그들을 뒤쫓아 오는 원주민들이 보였다.

하이는 그들이 더 이상 쫓아 올 수는 없는 곳으로 벗어났을 때 커다란 웃음소리가 들려왔다며 그때는 그들이 단순히 겁을 주기 위해 뒤쫓아 오고 있었는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한편 요트를 타고 세계 일주를 하다 프랑스령 폴리네시아 마르키즈 군도의 누쿠히바에서 지난 달 실종된 독일인 여행자 스테판 라민은 지난 주 그의 것으로 보이는 불에 탄 뼈 등 시신 일부가 발견됨에 따라 서방 언론 등에서 식인종들에게 희생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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