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 신용등급 AAA 국가 위상 이미 상실”

“佛, 신용등급 AAA 국가 위상 이미 상실”

입력 2011-11-15 00:00
업데이트 2011-11-15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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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채 10년 물 수익률 3.42%…獨의 근 두 배”시장, S&P 강등 촌극 ‘예고편’으로 인식”

선재규 기자= 프랑스는 독일을 비롯한 몇몇 유로 국과 함께 최고 등급인 AAA를 유지하고 있기는 하지만 차입 부담 등에서는 이미 AAA 국가의 위상을 상실한 지 오래라고 AP통신이 14일(현지시간) 분석했다.

AFP통신도 전문 분석기관인 유로 플러스 모니터가 유로 사용 17개국을 대상으로 벌인 재정 건전도 테스트에서 프랑스가 13위에 그쳤다고 전했다.

AP는 프랑스가 AAA 등급 국가 가운데 경제 규모가 절반가량인 호주를 제외한 나머지 같은 등급 국가 어디에 비해서도 차입 부담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다만, 오스트리아의 경우 프랑스와 차입 부담이 비슷한 것으로 지적됐다.

프랑스의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14일 0.05%포인트 상승해 3.42%를 기록했다.

이는 독일의 근 두 배이며 2% 내외인 미 국채에 비해서도 크게 높은 수준이라고 AP는 강조했다.

AP는 이 수준의 수익률은 프랑스가 명목상으로만 AAA 국임을 의미한다면서 실제로 디폴트(채무 불이행) 하지는 않을 것이지만 경제 근본에 대한 우려가 크다는 뜻이라고 분석했다.

또 프랑스가 AAA 등급을 실제로 상실하면 독일과 함께 주요 돈줄이 돼온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의 등급에도 타격을 가하는 심각한 상황이 초래될 것이란 우려도 크다고 AP는 전했다.

EFSF도 현재 AAA 등급을 유지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의 보좌관인 경제학자 자크 아탈리가 최근 라 트리뷴 회견에서 “상황을 솔직히 보자면 시장의 평가는 프랑스가 이미 AAA 국가가 아니라는 것”이라고 말해 크리스티앙 노이어 프랑스 중앙은행장이 반박하는 등 소동이 빚어지기도 했다.

관측통들은 사르코지의 인기가 이미 바닥인 상황에서 내년 4월과 5월에 잇따라 선거가 치러진다면서 따라서 AAA 등급을 상실하면 사르코지에게도 타격이 아닐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아시야 콤파니 피난시에르의 마크 투아티 분석가는 “프랑스 등급이 강등될 것이냐가 문제가 아니라 언제 그렇게 될 것이냐는 점이 관심”이라고 강조했다.

AP는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가 지난주 ‘프랑스 등급이 강등됐다’는 메시지를 내보냈다가 얼마 후 “기술적 실수”라며 정정하는 촌극이 빚어진 점을 상기시키면서 이는 프랑스 등급이 결국 떨어질 것임을 사실상 확인한 것으로 시장에서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무디스도 지난달 프랑스의 신용 전망을 재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상태다.

아직은 ‘안정적’이지만 ‘부정적’으로 낮아지면 AAA 등급이 유지돼도 차입 비용이 더 뛸 수밖에 없다는 것이 전문가의 중론이다.

유럽정책연구센터(CEPS)의 대니얼 그로스 소장은 프랑스가 12개월 안에 AAA 등급을 상실할 것으로 본다면서 문제는 사르코지 정권이 대응할 여지가 거의 없다는 점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시장이 주목하는 것은 정부의 대응보다는 장기적인 개혁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구축돼 있느냐는 점”이라면서 “불행히도 사르코지 정부가 그런 통제력을 이미 상실했다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독일 베렌베르크방크의 홀거 슈미에딩 수석 이코노미스트도 “프랑스가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면서 “AAA 등급을 유지하려면 내년 대선 이전에 전반적인 개혁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AAA 등급을 가진 6개 유로 국 가운데 프랑스가 재정 건전도에서 꼴찌”라고 강조했다.

프랑스가 유로 17개국 가운데 재정 건전도 13위에 그쳤다는 내용의 유로 플러스 모니터 분석 결과는 15일 헤르만 판 롬파위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이 주재하는 회동에 제출된다고 AFP는 전했다.

프랑스는 경제개혁 정도를 평가한 분석에서도 유로 국 가운데 15위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유럽연합(EU) 고위 관계자는 “지금부터 (EU 차기 정상회담이 열리는) 12월 9일까지가 중요하다”면서 “독일은 유로를 살리고자 어떤 것을 (정상회담) 테이블 위에 올려놓을지를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다른 유럽국들, 특히 프랑스는 독일이 (유로를 살리는 데 필요하다고) 요구하는 조건에 얼마나 충실히 부응할 수 있을지를 보여줘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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