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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프 알 이슬람 어디서 재판받나?

사이프 알 이슬람 어디서 재판받나?

입력 2011-11-20 00:00
업데이트 2011-11-20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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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비아-ICC, 재판 관할권 놓고 이견 노출

무아마르 카다피 전(前) 리비아 국가원수의 차남 사이프 알 이슬람 체포를 둘러싸고 리비아 과도정부와 국제형사재판소(ICC) 사이에 미묘한 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사이프의 재판 관할권을 놓고 벌써 이견이 드러나는 양상이다.



ICC는 지난 6월27일 반(反) 인류 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사이프 알 이슬람에 대해 체포영장을 발부하고 신병 확보에 주력해 왔다.

이에 따라 체포된 사이프가 네덜란드 헤이그의 ICC 법정에서 재판을 받아야 한다는 게 ICC의 입장이다.

파디 엘 압달라 ICC 대변인은 19일 “리비아 당국이 ICC에 협조할 의무가 있다”며 “유엔 결의에 명시된 대로 사이프 알 이슬람을 체포해 신병을 인도하는 것도 협조의 일부”라고 말했다.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와 유럽연합(EU) 역시 사이프의 신병 처리와 관련해 절차에 따른 정의의 실현 보장을 요구하면서도 리비아 당국에 ICC에 협조를 당부했다.

오아나 룬게스쿠 나토 대변인은 이날 “우리는 리비아 당국과 ICC가 절차에 따라 정의가 실현되도록 보장할 것으로 믿으며, 이를 통해 새로운 리비아는 법치와 인권 존중이라는 기반 위에 건설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캐서린 애슈턴 EU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도 이날 성명을 통해 “리비아 당국은 사이프 알 이슬람을 절차에 합당한 방식으로 법정에 세워야 하며 이를 위해 ICC와 전적으로 협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리비아 과도정부의 생각은 다르다.

마흐무드 샴맘 공보장관은 뉴스통신 로이터에 “우리는 사이프 알 이슬람을 리비아 법정에서 리비아 법에 따라 심판할 것”이라고 말했다.

모하메드 알 알라귀 법무장관도 “리비아의 사법체계를 신뢰한다”며 “사이프에게 공정하고 불편부당한 재판을 보장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독일 뉴스통신 dpa 등이 전했다.

그는 또 사이프의 죄에 사형 선고까지 가능하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대답했다.

이에 따라 사이프 알 이슬람의 재판은 리비아에서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보충성의 원칙’에 따라 ICC는 리비아 당국이 사이프 알 이슬람의 재판을 원하지 않거나 재판할 능력이 없는 경우에만 관할권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파디 ICC 대변인이 “리비아 당국이 사이프 알 이슬람을 자국에서 재판하기 원한다면 공식적인 요청이 있어야 한다”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러나 무아마르 카다피의 사망과 시신 처리 과정에서 이미 리비아 사법체계의 신뢰성에 금이 갔다는 점에서 ICC가 사이프 알 이슬람의 재판에 어떤 식으로든 개입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리비아를 곧 방문할 루이스 모레노 오캄포 ICC 수석검사는 기자들에게 “리비아 측과 재판을 어디서, 어떻게 할지 협의할 것”이라면서 “분명한 것은 사이프 알 이슬람은 법의 심판을 받게 될 것이라는 점”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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