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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바라크 일가, 하야 당시 ‘패닉’

무바라크 일가, 하야 당시 ‘패닉’

입력 2012-01-19 00:00
업데이트 2012-01-19 0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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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설에 실수연발… 부인은 절규

“이 안에 들어오지 못하게 해줘! 제발 보호해줘!”

‘현대판 파라오’로 불렸던 남편 호스니 무바라크 전 대통령이 하야를 선언한 지난해 2월 11일, 남편 옆에서 독재 기간 30년 동안 온갖 영화를 누린 아내 수잔은 초라한 최후를 맞았다. 그는 남편의 사임 결정이 난 뒤 자택에서 휴양지인 샤름 엘 셰이크로 떠나기 전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며 소지품 몇개를 주워 담았고, 결국 경비원에 이끌려 자택을 나오며 공황상태에 빠져 “이곳(자택)을 파괴하지 못하게 해줘.”라고 울부짖었다고 한다. 수잔은 또 헬기에 몸을 싣기 전 저택으로 뛰어 들어가 바닥에 엎드려 흐느껴 울었다. 압델 라티프 엘 므나위 이집트 뉴스센터장은 새로 발간한 저서에 무바라크 독재 종식의 마지막 순간을 생생히 담았다고 영국 일간 더 타임스가 18일 보도했다.

책에는 또 무바라크의 마지막 사퇴 연설에 관한 뒷이야기도 실었다. 사퇴를 발표하기로 한 날 무바라크는 시간이 한참 흐른 뒤에야 스튜디오에 나타나 실수를 연발하며 급하게 연설문을 읽고는 떠나버렸다. 심지어 연설문은 무바라크와 아나스 엘 피키 정보장관이 함께 작성한 원본이 아니라, 아들 가말이 소요사태를 넘길 수 있다는 기대로 사퇴에 관한 내용을 모두 생략한 수정본이었다.

무바라크 일가가 떠나기 전 우마르 술레이만 전 부통령이 무바라크에 외국으로 가야 할 필요가 있느냐고 묻자 그는 “나는 아무것도 잘못한 게 없고 여생을 이 나라에서 살 것”이라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가까운 소식통들에 따르면 무바라크는 샤름 엘 셰이크에 도착한 이후 심각한 우울증을 겪었고 주로 녹화된 축구 경기를 보며 시간을 보냈다. 뉴스는 보지 않았고 신체는 극도로 쇠약해졌으며 한번은 약한 심장마비가 오기도 했다. 그는 음식을 거의 먹지 않고 물도 마시지 않았으며 작은 창문만 딸린 방에서 나오길 거부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한편, 무바라크의 주치의이자 암 전문의인 야세르 압델 카데르는 관영 신문 알아람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계속 무바라크가 암에 걸렸는지 확인하고 있지만 (아직 암에 걸리지 않아) 화학요법을 쓰고 있지는 않다.”면서 “하지만 근육이 약해졌고 (몸이 불편해) 이동에 제약이 있다.”고 전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2012-01-19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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