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정부사고조사위원회 최종보고서서 결론
지난해 11월 발사 후 정상궤도 진입에 실패해 2개월여 만에 추락한 러시아 화성 위성 탐사선 ‘포보스-그룬트’호의 가장 유력한 사고 원인은 탐사선 컴퓨터의 프로그래밍 오류라고 정부사고조사위원회가 결론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31일 현지 일간지인 ‘코메르산트’의 보도에 따르면 사고조사위원회가 블라디미르 포포프킨 연방우주청장에게 하루 전 올린 최종 보고서는 프로그램상의 문제로 탐사선 컴퓨터 2개 채널이 동시에 재부팅되면서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결론 내렸다.
그동안 탐사선 사고의 원인으로 지목돼온 미국 레이더 영향설은 근거가 약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고조사위원회가 지상 실험을 한 결과 탐사선에 탑재된 것과 같은 전자시스템이 레이더로부터 나오는 가장 높은 수준의 전자파를 잘 견뎌냈다고 신문은 전했다.
앞서 일부 러시아 우주로켓 분야 전문가들은 포보스-그룬트호가 발사 후 초기 시점에 태평양 마셜제도의 ‘콰잘레인 환초(Kwajalein Atoll)’ 지역에 설치된 미국 레이더의 영향권에 들어간 것이 자체 엔진 고장과 정상궤도 진입 실패의 원인이 됐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11월 9일 카자흐스탄 바이코누르 우주기지에서 로켓 운반체 ‘제니트-2SB’에 실려 발사된 포보스-그룬트호는 로켓 운반체와 성공적으로 분리됐으나, 이후 자체 엔진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화성으로 향하는 정상궤도에 진입하지 못했다.
이후 지구 중력에 이끌려 지상으로 떨어지던 포보스-그룬트는 15일 오후 9시 45분(모스크바 시간· 한국시간 16일 오전 2시 45분) 태평양 해역에 추락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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