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印 ‘인간사파리’ 인권착취에 경찰개입

印 ‘인간사파리’ 인권착취에 경찰개입

입력 2012-02-06 00:00
업데이트 2012-02-06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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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옵서버, 경찰·군인 모습 담긴 동영상 공개

인도 벵골만 동부의 안다만제도에 사는 원시부족 ‘자라와’족에게 나체춤을 추도록 해서 관광상품화한 이른바 ‘인간 사파리’(human safari) 행위에 경찰이 개입한 증거가 잇따라 나와 국제사회의 비난이 거세지고 있다.

6일 영국 가디언지의 보도에 따르면 이 신문의 일요판 ‘옵서버’가 새로 입수한 동영상은 인도 경찰 간부 앞에서 자라와족 여성이 반나체로 춤을 추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군복 차림의 남자들이 주위에 있고 한 여성의 누드를 클로즈업한 장면도 있다.

2개의 동영상은 휴대폰으로 찍은 것이며 하나는 3분19초, 다른 하나는 이보다 조금 짧은 분량이다.

옵서버는 지난달 안다만제도 경찰 간부가 관광객에게 자라와족 사진촬영을 허용하는 대가로 뇌물을 받은 증거가 있다고 폭로했으나 현지 경찰은 거듭 부인했다.

젊은 자라와족 여성들이 음식물을 받는 대가로 춤을 추는 동영상은 인도 내부와 국제사회의 분노를 자아냈다.

새로 제시된 동영상은 자라와 원시부족을 보호할 의무가 있는 경찰이 오히려 이들의 인권을 착취한 의혹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동영상은 자라와족 여성들에게 “춤춰라”고 지시하고 이어 한 남성이 자라와 여성들에게 모두 사진에 담을 수 있도록 “뒤로.. 조금 뒤로..”라고 말하는 음성을 담고 있다.

자라와족 젊은 여성들은 붉은색 끈이 달린 치마를 입고 장신구로 치장했다. 이어 “해라(Do it)”라는 지시가 떨어지자 그들은 엉덩이를 흔들고 손뼉을 치며 춤을 추기 시작했다. 길옆에 앉아 이를 지켜보는 한 경찰간부의 모습도 화면에 담겼다.

자라와족 여성의 바구니에는 인도에서 유행하는 상표의 비스킷이 눈에 띈다. 또 다른 동영상은 약간 흐리지만 자라와족 여성들이 군인과 함께 사진을 찍은 모습을 담고 있고 가슴을 드러낸 여성도 보인다.

동영상의 대화는 힌두어였다. 동영상을 언제 찍었는지 날짜가 없으나 분량이 긴 것은 약 2개월 전 안다만제도 수도인 포트 블레어에 유포된 것으로 보인다.

매일 수백 명의 관광객들이 자라와 지역의 정글로 차를 타고 들어가 자라와족을 사진 찍고 이들에게 과일이나 비스킷 기타 스낵을 던져준다고 옵서버가 폭로한 후 인도정부는 단속령을 내렸다.

자라와족은 안다만제도에 수천 년 전부터 살아왔으나 불과 14년 전까지만 해도 외부인과의 접촉이 없었다.

인권운동가들은 자라와족 인권 남용에 경찰이 깊숙이 개입되어 있다고 주장한다. 인도정부 보고서는 자라와 여성에 대한 성 착취와 경찰의 개입을 경고하고 있다.

자라와 여성들이 밤에 경찰 숙소에 들어가는 것이 목격되고 자라와족이 아닌 아이를 낳고 있다는 보고에도 불구하고 조치가 취해지지 않았다.

인도 정부는 현지 행정 당국에 대해 진상을 조사하고 재발 방지조치를 취하도록 지시하는 한편 1년 내에 자라와족에 대한 정책을 재검토하고 이들과의 협상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안다만 크로니클지의 데니스 자일스 편집인은 “자라와족 사람들은 경찰이 자신들을 보호해준다고 믿고 있으나 현실은 이용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다만 현지 경찰은 자라와족에게 구걸하는 법을 가르쳐주고 그들이 구걸로 모은 돈을 가로채고 있다.

대신 자라와족에게는 이들이 경험한 적이 없는 담배를 주고 음식을 제공했다고 자일스 편집인은 전했다. 자라와족 여성들이 외부인 남자의 아이를 낳는 사례들이 있으나 이런 아이들은 자라와족에 의해 받아들여지지 않고 죽임을 당한다.

옵서버는 외부인과 접촉이 없었던 많은 원시부족처럼 자라와족도 새로운 질병에 취약하다면서 이들이 홍역, 볼거리, 말라리아와 같은 질병으로 목숨을 잃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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