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받고 조직적으로 푸틴 찬양글 올렸다”

“돈받고 조직적으로 푸틴 찬양글 올렸다”

입력 2012-02-08 00:00
업데이트 2012-02-08 17:26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이메일 해킹 통해 폭로…3월 대선 앞둔 정가 파장親푸틴 청년단체 주도로 언론인.블로거 매수 의혹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를 옹호하는 한 러시아 청년단체가 인터넷 블로그 상에 푸틴 찬양 글을 올리도록 권유했고 그 과정에서 금품이 오갔다는 폭로가 나와 파문이 일고 있다.

이 같은 폭로는 ‘익명의 러시아 지부’라는 해커집단이 확보한 관련 이메일이 단서가 됐으며, 특히 3월 4일 대선을 앞두고 3선 도전에 나선 푸틴에 대한 반대 시위가 확산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터진 것이어서 주목된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청년단체 ‘나시(Nashi, 우리라는 뜻)’는 푸틴 비판 기사가 인터넷에 뜨면 곧바로 수백개의 댓글을 달도록 블로거들에게 권유했고 이를 위해 매수 행위까지 자행했다.

특히 푸틴과 가까운 정치인 바실리 야케멘코가 나시 초대대표로 활동하던 시절 나시의 대변인 크리스티나 로투프치크와 인터넷 활동가들 사이에 수백건의 이메일이 전송된 사실이 이메일에서 드러났다.

이메일 내용 중에는 언론인이나 블로거들에게 자금이 전달된 사실도 포함돼 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특히 2010년 11월부터 2011년 12월 사이에 송수신된 것으로 추정되는 이메일은 그간 러시아에서 꾸준히 제기돼온 이 같은 의혹들을 확인시켜 주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러시아 일각에서는 그간 나시가 크렘린 당국의 자금지원을 받아 반푸틴 진영 인사들에 대한 비난글을 게재하고 ‘푸틴의 대중 지지도는 난공불락’이라는 식의 우호적인 기사를 내기 위해 일부 언론인에게 돈을 지불했다는 의혹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가디언은 나시가 반정부 사이트에 악성 댓글을 남기거나 디도스(DDoS) 공격을 지시한 의혹도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인터넷 활동가들이 나시 대변인에게 보낸 이메일 중엔 친푸틴 성향의 블로거들이나 댓글 다는 사람들에게 지급될 가격 리스트도 들어있다고 폭로했다.

블로거 중 일부는 인터넷 상에 푸틴에 대한 부정적 기사가 뜨면 수백개의 댓글을 다는 대가로 60만 루블(약 2천254만원)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나아가 나시는 유명한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의 조회수와 등급을 조작했고, 나시 활동가들은 반정부 단체가 올린 비판 동영상엔 ‘반대’를 클릭하도록 권유했다고 가디언은 보도했다.

나시가 이처럼 인터넷을 통해 노골적으로 푸틴을 밀어주려는 ‘꼼수’를 부린 것은 야당 측이 TV 매체를 장악하고 있는 사실과 무관치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그러나 나시의 여성대변인 크리스티나 로투프치크는 가디언의 이번 폭로에 대해 “내 이메일이 해킹당하고 있다는 점은 오래전부터 인지하고 있었다”면서 “하지만 불법 해킹행위에 대해선 일절 언급하지 않을 것”이라며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나시는 우크라이나와 조지아에서 민주화 혁명이 발발했던 지난 2005년 야케멘코가 결성한 단체로 15~30세의 청년들로 구성돼 있고, 회원은 6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많이 본 뉴스
‘민생회복지원금 25만원’ 당신의 생각은?
더불어민주당은 22대 국회에서 전 국민에게 1인당 25만원의 지역화폐를 지급해 내수 경기를 끌어올리는 ‘민생회복지원금법’을 발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민주당은 빠른 경기 부양을 위해 특별법에 구체적 지원 방법을 담아 지원금을 즉각 집행하겠다는 입장입니다. 반면 국민의힘과 정부는 행정부의 예산편성권을 침해하는 ‘위헌’이라고 맞서는 상황입니다. 또 지원금이 물가 상승과 재정 적자를 심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지원금 지급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
찬성
반대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