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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공습 공포 ‘사재기’… 물가 부채질

이란 공습 공포 ‘사재기’… 물가 부채질

입력 2012-02-20 00:00
업데이트 2012-02-20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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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방 경제 제재로 생활고 가중… 이민 바람

이란의 핵 프로그램 개발에 미국과 영국, 이스라엘 등이 거듭 경고하지만, 이란은 우라늄 원심분리기를 추가 배치하고 군사 훈련을 계획해 양측의 대치가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양측의 가파른 대치로 테헤란에는 공습 소문이 돌아 식료품 사재기가 극성이고, 이란 화폐인 리알화(貨) 가치는 두 달 만에 50% 이상 폭락하는 등 생활고가 깊어진다.

상당수 이란인은 희망을 외국에서 찾고자 프랑스와 노르웨이 등 유럽 국가의 대사관 앞에 비자를 받으려고 줄지어 섰다.

◇테헤란 사재기 극성

석 달 전 1㎏에 15달러였던 육류 가격은 25달러로 치솟았다. 같은 기간 정부의 공식 물가 상승률은 20%이지만 실제로는 50% 안팎이라는 주장이 나온다.

정육점에서 빈손으로 발길을 돌린 주부 마르한 하미디(52)는 “하룻밤만 자고 나면 식료품 값이 뛰어오르는데 남편 월급은 제자리라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지난달 이스라엘과 미국이 이란 핵 시설물에 타격을 가한다는 소문이 돌자 테헤란의 식료품 상점 진열대는 싹 비었다.

퇴직 공무원 모지타바(60)는 공습으로 전기가 끊기면 냉장고에서 상할 수 있는 고기는 사둘 필요가 없다며 “쌀이나 통조림 식품, 마카로니, 국수, 식용유를 사두는 게 낫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까지 쌀과 통조림 등으로 약 400㎏을 사뒀다.

◇이란 리알화 폭락

서방의 경제 제재가 이란의 원유 수출과 금융 제재에 초점을 맞추자 리알화는 작년 12월 이후 반 이상 폭락했다.

리알화 폭락 때문에 생긴 저축 손해를 막고자 달러 등 외화를 사두려는 움직임이 필사적이다.

이란 정부가 2010년 말 연료와 기초 식료품의 정부 보조를 대폭 삭감한 것도 리알화 하락에 일조했다는 지적이 많다.

오는 3월 2일 예정된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야당의원들이 잇따라 정부를 성토하고, 상당수 이란인은 투표해봤자 소용없다며 투표 포기 움직임을 보인다.

고르간시(市) 북부 지역에 사는 주부 파르빈(59)은 “가족 중 아무도 투표하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가 할 수 있는 최후 수단이 투표라 생각했지만 대체 그게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프랑스와 캐나다, 노르웨이 등 외국에서 삶을 시작하려는 움직임이 젊고 교육받은 중산층 이란인에게 확산한다.

테헤란 주재 프랑스 대사관 앞에 줄을 선 회계사 레자(30)는 “이곳 이란에서 애들을 키우고 싶은 생각이 없다”며 “언제라도 실업자가 될 수 있는 이곳에서 희망은 없다”고 말했다.

◇물러서지 않는 대치 국면

이스라엘이 이란을 선제공격하는 것에 대해 미국과 영국 등 서방 국가들은 한목소리로 반대한다.

마틴 뎀프시 미 합참의장은 19일(현지시간) CNN과 인터뷰에서 “이란을 공격하기로 하는 것은 신중하지 못하다”고 밝혔는가 하면 윌리엄 헤이그 영국 외무장관은 BBC와 인터뷰에서 “이스라엘이 군사 공격에 나서는 것은 현명하지 못한 일”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스라엘과 이란은 충돌을 피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그간 지속적으로 표명했다.

이스라엘은 2009년 이후 미국이 만든 벙커 버스터 폭탄 55개를 사들였고, 해군 훈련을 여러 차례 벌였던 이란은 중부 지역에서 육군 훈련을 하겠다고 19일 발표했다.

또 이란의 전함 두 척은 지난 주말 수에즈 운하를 통과해 이스라엘의 타격 범위인 지중해에 머물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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