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페이지

“국제사회, 아이티 콜레라 막는데 실패”< NYT>

“국제사회, 아이티 콜레라 막는데 실패”< NYT>

입력 2012-04-02 00:00
업데이트 2012-04-02 02:24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유엔평화유지군이 콜레라균 들여와”

아이티에서 대지진이 발생한 이후 2년이 지났지만 국제사회는 이 나라에 창궐한 콜레라를 막는데 실패한 것으로 평가된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특히 유엔은 아이티에 콜레라를 유입시킨 주체로 의심되는데도 이런 사실을 신속히 인정하지 않고 꾸물대는 바람에 국제사회의 대처가 더 늦어졌다고 NYT는 지적했다.

아이티 대지진이 발생해 엄청난 사상자가 나자 유엔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물자와 인력을 보내 아이티 재건 지원에 나섰다.

유엔도 각국의 지원군으로 평화유지군을 구성, 피해지역 인근을 흐르는 라템강 옆에 본부를 설치하고 구호활동을 시작했다.

이 라템강물은 대지진 발생 이후에도 많은 주민들이 생활용수 등으로 이용했다.

아이티 주민 펠레트(38)씨도 몸을 씻기 위해 아침마다 이 강을 찾았다. 지진 발생후 9개월이 지난 2010년 10월16일에도 그는 이 강에서 몸을 씻었다. 아침 시간이면 이 강에는 목욕하는 사람, 빨래하는 사람, 학교에 가기 전 이를 닦는 학생들이 몰려들어 붐볐다.

이 강물은 유엔 평화유지군의 본부 쪽에서 흘러나오는 것으로, 아무도 이 물이 오염돼 있으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펠레트씨는 갑자기 위경련을 일으켜 인근 강둑에 쓰러져버렸다. 친지들은 그를 집으로 데려왔지만 병원에 갈 생각은 하지 않았다.

그의 형제 가운데 한 명은 “그때만 해도 아이티테에는 ‘콜레라’라는 말조차 없을 때였다. 그가 심각한 전염병에 걸린 사실을 아무도 몰랐다. 하지만 그날 오후 펠레트는 죽었고 병원에서는 그가 콜레라의 첫 희생자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펠레트씨의 사망 후 아이티에서는 7천50명 이상이 콜레라로 사망했다. 또 전체 인구의 5% 가량인 53만1천명이 이 병을 앓았다.

이 병은 발생 후 순식간에 아이티 전역을 덮쳤고 국제사회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지금도 아이티 주민들을 위협하고 있다.

유행병 및 미생물학적 증거로 볼 때 네팔에서 온 유엔 평화유지군이 콜레라균을 아이티에 들여온 것으로 보인다고 NYT는 분석했다. 이 균이 인근의 강을 오염시켰고 이후 주민들에게 콜레라를 전염시켰다는 시나리오다.

미생물 유전자를 연구하는 폴 케임 박사는 아이티와 네팔의 콜레라가 계통적으로 같은 것으로 결론내리면서 “이는 마치 휘발유가 가득 찬 방에 성냥을 그어댄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콜레라 발생 이후 사망자와 발병자가 계속 늘어난 것을 보면 국제사회의 대처는 부적절했던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지진 발생 이전까지 아이티에서는 콜레라 발병 기록이 없다. 아이티 당국이 지진 피해를 극복하기 위한 진용도 채 갖추기 전에 콜레라가 창궐했으며 사망률을 낮추려는 노력도 한걸음 늦어졌다.

비정부기구 파트너스 인 헬스의 공동창립자인 폴 파머씨는 “훗날 역사가들이 이 당시를 되돌아보면 매우 불행했다고 평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11월 아이티의 콜레라 피해자 5천명은 유엔이 콜레라 발병에 책임이 있다며 총 수억달러의 보상금 지급을 요구하는 탄원서를 제출했다.

연합뉴스

많이 본 뉴스
‘민생회복지원금 25만원’ 당신의 생각은?
더불어민주당은 22대 국회에서 전 국민에게 1인당 25만원의 지역화폐를 지급해 내수 경기를 끌어올리는 ‘민생회복지원금법’을 발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민주당은 빠른 경기 부양을 위해 특별법에 구체적 지원 방법을 담아 지원금을 즉각 집행하겠다는 입장입니다. 반면 국민의힘과 정부는 행정부의 예산편성권을 침해하는 ‘위헌’이라고 맞서는 상황입니다. 또 지원금이 물가 상승과 재정 적자를 심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지원금 지급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
찬성
반대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