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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총기난사]’조승희’ 이어 무너진 아메리카드림

[美총기난사]’조승희’ 이어 무너진 아메리카드림

입력 2012-04-04 00:00
업데이트 2012-04-04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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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현지시간) 미국 오클랜드시 오이코스대학에서 총기난사 사건이 발생하자 미국내 한인 사회가 곧바로 ‘조승희 사건’의 악몽을 떠올리는 것은 한인에 의한 대규모 참사라는 점 이외에도 고달픈 이민생활과 그속에서 소외된 1.5세대의 적나라한 모습이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2007년4월 버지니아텍(공대)에서 무려 32명을 사살해 전세계를 경악시켰던 조승희와 이번 사건 용의자 고수남(43)은 ‘이민 부적응’으로 어려움을 겼었다는 점에서 닮은 부분이 많다는 지적이다.

조승희는 8살 때 부모를 따라 미국으로 이민온 후 어릴 때부터 친구들과 뒤섞여 놀지 못했고, 말수도 적은 것으로 알려지는 등 이민 후 외톨이로 지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심지어 고교시절에는 주변 학생들이 기회가 있을 때마다 그의 침묵과 무표정한 얼굴을 비웃고 일부 학생들은 물건을 던지면서 ‘중국으로 돌아가’라고 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차별과 멸시로 인해 언어와 관습이 전혀 다른 미국 사회에서 받아야 했던 문화적 충격이 상당히 컸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에 따른 부적응이 정신적인 망각상태를 만들었고 결국 되돌릴 수 없는 잔혹한 행동으로 폭발했다는 것.

지난 1990년 막 성인이 된 이후 미국으로 이민을 간 이번 사건의 용의자 고수남(43) 씨도 조승희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처음 정착한 버지니아주에서 결혼에 실패한데다 빚까지 지는 등 어려워지자 2009년 캘리포니아로 이주해 오지만 상황은 더욱 악화됐다.

이렇다할 직업 없이 건설현장에서 막일을 하거나 슈퍼마켓에서 허드렛일을 하면서 겨우 생활을 꾸려나가면서도 불같은 성격에 사소한 시비도 참지 못해 주변 사람들과 마찰이 심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런 와중에 작년에는 형과 어머니가 잇따라 세상을 뜨는 불행이 이어졌다.

이처럼 어려운 일이 겹치면서 그는 더욱 말수가 적어지고 외톨이로 남았다.

오이코스대 간호학과의 로미 존 델러리먼 교수는 고수남이 여성과 인간 관계가 서툴러서 여학생이 많은 학과 특성상 염려되는 점이 많았다고 전했다.

하지만 무엇보다 그를 힘들게 한 것은 새로운 인생을 살아보려는 생각에 입학한 오이코스 대학에서 학업을 따라가기가 어려웠던데다 학비문제로 학교와 다투고, 서툰 영어와 내성적인 성격 탓에 따돌림까지 당하면서 그를 완전히 나락으로 떨어뜨렸다.

일각에서는 그가 영어에 능숙하다고 말하고 있지만, 성인이 된 이후 지난 10년간 익힌 생활영어 수준으로는 전문가 과정이라고 할 수 있는 간호학과 과정을 따라가기 쉽지 않았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는 결국 지난 2월 스스로에게 한계를 느끼고 총기를 구입하게 된다.

이번 참사가 발생한 오이코스대 신학대 성수남 교수는 3일 기자회견을 통해 “이번 사건을 통해 드러난 김수남의 문제는 개인의 문제로만 볼 수 없는 이민자들의 아픔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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