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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영화상 시상식장에서 정치 논란

러’ 영화상 시상식장에서 정치 논란

입력 2012-04-10 00:00
업데이트 2012-04-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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親푸틴 여배우 수상 순간 야당 성향 사회가 ‘도발’

러시아 최고 권위의 영화상 시상식이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대통령 당선자)에 대한 영화인들의 지지 문제로 한바탕 소동을 겪었다.

소동은 8일 저녁(현지시간) 소련 시절부터 내려오는 권위있는 러시아 영화상 ‘니카(Nika)’ 시상식장에서 벌어졌다.

고대 그리스 신화의 승리의 여신 이름을 딴 ‘니카’는 소련 시절인 1988년 제정된 영화상이다. 유명 영화감독 율리이 구스만이 제정해 이후 ‘영화예술 아카데미’ 회원들의 비공개 투표로 수상자를 선정해 오고 있다.

국영 방송 ‘제1채널’을 통해 생방송된 이날 시상식에선 처음으로 영화 부문 상 외에 오랫 동안 자선 활동으로 영화인들의 명예를 높인 여배우 2명에게 특별상이 주어졌다.

2006년부터 ‘생명을 선물하자’란 이름의 재단을 설립해 암과 백혈병 등의 불치병을 앓는 어린이들을 돕고 있는 여배우 출판 하마토바와 디나 코르준 등 2명이 이 상을 받았다. 이들은 매년 유명 배우나 연예인들이 참가하는 연주회나 전시회 등을 개최해 그 수익금으로 불치병 어린이들을 지원하고 있다.

문제는 이날 시상식 사회를 보던 야당 성향의 유명 여성 앵커 크세니야 소브착이 수상자인 하마토바에게 예정에 없던 질문을 던지면서 불거졌다.

지난해 12월 총선 이후 야권의 반(反) 푸틴 시위에 적극 참여해온 소브착은 하마토바에게 “만일 자선활동을 하지 않았더라도 푸틴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겠나”란 도발적 질문을 던졌다.

지난 3월 대선에 앞서 하마토바가 푸틴 지지를 호소하는 동영상에 등장한 사실을 염두에 둔 질문이었다. 인터넷상에서 큰 인기를 끈 동영상에서 하마토바는 “푸틴은 항상 약속을 지키는 사람”이라며 그에게 투표할 것을 호소했다.

대선 운동 기간 중 이 동영상을 두고 영화인들과 네티즌들 사이에선 뜨거운 논쟁이 일었다. 푸틴 지지자들은 하마토바가 진정으로 푸틴을 응원하는 것이라며 여배우 편을 들었고, 푸틴 반대자들은 하마토바가 자신이 운영하는 자선 재단에 대한 정부의 지원을 계속 얻기 위해 어쩔수 없이 푸틴 지지 입장을 밝힌 것이라고 주장했다.

소브착은 여러 사람들의 관심을 끌던 이 질문에 하마토바가 직접 대답할 것을 요구한 것이다. 순간 시상식장에선 소브착을 향한 야유가 터져나왔다.

이에 하마토바는 “오늘은 영화의 날이니 그 논쟁은 나중에 하자”며 정중하게 소브착의 질문을 물리치고 수상 소감을 이어갔다. 도발적 질문을 던진 소브착만 난처해진 상황이었다.

게다가 하마토바에게 상을 수여한 뒤 퇴장했던 유명 배우 예브게니 미로노프가 수상자들의 인사말이 끝난 뒤 다시 무대로 나와 “당신(소브착)과 수상자들에게 어떤 차이가 있는지 아느냐? 그들은 너와는 달리 자기 선전이나 유투브에서 조회수를 올리기 위해 선행을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라고 신랄하게 비난하면서 소브착은 더 궁지에 몰렸다.

이렇게 시상식장에서의 소동은 일단락됐지만 이후 현지 언론과 인터넷에선 소브착의 질문을 둘러싼 찬반 논쟁이 거세게 일고있다. 야권 지지자들은 소브착을 두둔하고 나섰고, 친 푸틴 진영에선 소브착의 튀는 행동에 비난을 쏟아부었다.

심지어 크렘린궁까지 논쟁에 가세했다. 대통령 경제문제 담당 보자관(경제수석) 아르카디 드보르코비치는 개인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무대의 진행자는 행사를 이끄는게 제 역할 아닌가. 아니면 망나니짓을 할 권리를 얻는 것인가”라고 꼬집었다.

자신에 대한 비난이 거세지자 소브착은 “선동을 한 것도 아니고 순전히 질문을 던진 것이다. 우리나라에선 질문을 하는 것도 이미 범죄가 됐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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