伊박물관, 예산삭감 항의 작품 불태워

伊박물관, 예산삭감 항의 작품 불태워

입력 2012-04-18 00:00
수정 2012-04-18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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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박물관이 경제위기로 인한 예산 삭감에 항의해 17일 소장 작품을 태우기 시작했다.

나폴리 인근 카소리아 현대미술박물관은 이날 모닥불을 피운 뒤 프랑스 예술가 스브린 부르기뇽의 그림을 태웠다.

부르기뇽은 카소리아 박물관의 이번 조치를 지지했으며 인터넷전화 스카이프를 통해 이를 지켜봤다.

안토니오 만프레디 카소리아 관장은 “정부의 무관심으로 인해 작품 1천여점이 파괴될 운명에 처했다”고 토로했다.

만프레디 관장은 ‘예술 전쟁’이라고 명명한 이번 조치를 통해 매주 작품 3개를 불태운다는 계획이다.

만프레디 관장은 지난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에게 편지를 보내 이탈리아 정부의 무관심과 나폴리 주변의 조직폭력배로 인해 박물관을 운영하기 어렵다며 독일에 망명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망명 의사가 수락되면 박물관이 소장한 모든 작품도 함께 가져가겠다고 밝혔으나 메르켈 총리로부터 답변은 듣지 못했다.

그러나 예술가들의 빈건물 점거운동인 타클레스 스?이 ‘문화 망명지’를 제공하겠다고 제의했고, 조직폭력배에 항거하는 내용을 담은 카소리아 작품들로 2011년 5월 베를린에서 전시회를 열었다.

만프레디 관장은 “정부는 폼페이가 무너지도록 내버려두고 있는데 우리 박물관이 무슨 희망을 가지겠는가”라고 호소했다.

이탈리아는 재정난으로 인해 서기 79년에 발생한 베수비오스 화산폭발에 묻힌 폼페이 고대 유적을 관리하지 못하고 있다.

카소리아 박물관은 나폴리를 무대로 암약하는 조직폭력배 카모라에 대한 항의를 주제로 한 과감한 전시회로 유명해졌다.

이탈리아 문화부는 지난주 로마 소재 막시 박물관 소장 현대 미술품들의 관리를 외부 기관에 맡기는 긴급 조치를 취했다.

막시 박물관은 지난해 예산이 전년도에 비해 43%로 깎였으며, 부채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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